[SNS눈]황 대표 토론회서 “호기심에 n번방 들어갔다면 판단 다를 수 있어” 발언
논란 일자 황 대표 측 “처벌에 대한 일반론적 얘기였을 뿐” 해명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한 뒤 텔레그램에 유포한 ‘n번방 사건’과 관련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호기심에 n번방에 들어왔다가 나간 사람은 (처벌)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황 대표는 1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n번방 사건의 가입자 신상 공개 문제와 관련해 “개개인 가입자 중 범죄를 용인하고 남아있던 사람들은 처벌해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호기심에 방에 들어왔는데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활동을 그만 둔 사람들에 대해선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황 대표가 n번방의 운영 구조를 잘 알지 못한 채 범죄를 단순 호기심으로 치부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n번방은 가입 절차가 복잡해 들어가서 보겠다는 목적을 가지지 않은 이상 단순 호기심으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n번방은 유료방의 경우 단계별로 최대 150만원까지 입장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1단계는 20~25만원, 2단계는 70만원, 3단계는 150만원 안팎이다. 무료로 이용하는 이른바 ‘맛보기방’도 초대 링크를 통해 입장하는 등 비밀리에 운영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회원가입하려면 본인 인증에 돈도 내고 암호화폐 절차도 통과해야 한다”며 “거기에 활동이 없으면 강제퇴장까지 당한다는데 단순 호기심으로 가능한 일이냐”(ab1****)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런 범죄가 호기심이라면 세상에 호기심 없는 범죄가 어디 있겠나”(ss0****)라고 꼬집었다.
비판이 이어지자 황 대표는 토론회 종료 후 4시간 만에 입장문을 통해 “‘개별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한 것은 법리적 차원에서 처벌의 양형에는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일반론적인 얘기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n번방 사건의 26만명 가해자와 관련자 전원은 이런 일반적인 잣대에도 해당될 수 없다”며 “용서받을 수도 없고 용서해서도 안 되는 극악무도한 범죄행위를 저질렀고, 이들 전원이 누구고 무슨 짓을 했는지 국민 앞에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n번방에 단순 관전자란 없다며 회원들에 대해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추 장관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회원들은 범행을 부추기는 등 추가 행동을 하지 않으면 탈퇴 당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여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퇴되지 않았다면 범행을 교사하거나 방조한 공범으로 처벌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추 장관은 “현행 성폭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필요할 경우 신상공개가 가능하도록 돼 있다”며 책임이 중한 가담자에 대해서는 신상을 공개할 것이라 밝혔다.
이에 n번방 이용자 전원에 대한 신상공개를 해달라는 요청도 거세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철저하게 조사하고 모두 신상공개해서 아예 뿌리를 뽑아야 한다”(jjh****) “단순 참여자는 벌금형 이상에 처하라”(jun****) “말로만 엄벌에 처하지 말고 제대로 해야 한다. 그 방에 있던 회원 모두가 공범”(또띠****)이라고 강조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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