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와 에기평 등 위험성 인지하고도 안전관리 체계 검토 소홀”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지열발전현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7년 11월 규모 5.4 경북 포항지진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 지열발전사업 관리가 전반적으로 부실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유발지진 안전관리 체계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기관 간 정보 공유도 이뤄지지 않고, 감독 역시 부실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관련 사업 부처들이 해외사례를 통해 지진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업무를 소홀히 해 ‘안전불감증’을 또 드러냈다.

감사원은 1일 ‘포항 지열발전 기술개발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에서 이 같이 밝혔다.

2017년 경북 포항 북구 흥해읍 북서쪽 5km지점에서 발생한 지진은 역대 두 번째 규모(5.4)로 피해도 컸다. 지난해 3월 정부조사연구단은 ‘포항 지진은 인근에 위치한 지열발전소에 의해 촉발됐다’는 최종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후 포항시민 등의 요구로 지난해 9~10월 지진발전사업을 추진한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기평) 대상 감사가 이뤄졌다.

감사 결과 지열발전소 사업 기획 당시에는 유발지진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됐다. 산업부가 2010년 작성한 지열발전소 관련 과제 상세기획에 스위스 바젤 사례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스위스는 2006년 바젤 지열발전소 인근에서 규모 3.4 지진이 발생한 뒤 유발지진 영향으로 판단되자 2009년 지열발전 사업을 중단했다.

사업자인 넥스지오와 산업부 등은 사업 추진 중이던 2014년에야 스위스 바젤 사례를 통해 유발지진 위험성을 파악했다. 그러나 대응 자체는 소홀했다. 넥스지오는 2015년 12월 ‘미소지동 관리 방안’으로 2.0 이상 지진 발생 시 산업부, 에기평, 포항시, 기상청에 보고하고 웹사이트에 게재하는 신호등 체계를 만들었으나 관련 기관과 내용을 협의하지 않았다. 넥스지오는 2016년 12월 수리자극으로 인해 규모 2.0의 지진이 발생하자 에기평에만 보고하고 포항시 등에는 임의로 보고를 하지 않았다.

감독도 부실했다. 에기평은 2016년 4월과 12월 2차례 사업 기간 연장 승인 과정에서 수리자극이 진행됐다는 사실을 인지했지만 넥스지오가 미소진동 관리 방안을 수립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산업부도 2014년부터 유발지진 관리 프로토콜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넥스지오의 관리 체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특히 산업부는 2017년 4월 지열발전소 인근의 규모 3.1 지진 이후 넥스지오로부터 보고를 받았지만, 신호등체계의 의미와 유발지진 발생시 산업부의 역할에 대한 검토를 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이들 기관의 업무 소홀로 2017년 4월 규모 3.1 지진 이후에도 지열발전소 내 수리자극이 계속 진행돼 7개월 뒤 포항지진에 영향을 줬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산업부와 에기평 등의 위법ㆍ부당사항 총 20건을 확인해 징계(1건), 문책(1건), 통보(9건), 주의(9건) 등의 처분을 내렸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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