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분담 협정 결렬 시 한국 정부 예산으로 임금 지원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한국인 근로자는 동료이며 가족”
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이 지연되면서 주한미군 기지에 근로하는 한국인 근로자 절반이 무급휴직을 하게 되자 국방부와 주한미군 양측 모두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는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1일 오후 긴급 브리핑을 열어 “주한미군사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이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인건비 예산을 우선 집행하는 방안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미측에 제안하고 협의를 진행해왔으나 오늘부터 무급휴직이 시행된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무급휴직이 시행된 점에 대해서 주한미군사령부 한국인 근로자와 가족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무급휴직 대상 근로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 중에 있다”고 했다.
정부는 국회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특별법을 제정해 우리 정부 예산으로 근로자들의 생활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별법 제정 전까지는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긴급생활자금 대출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무급휴직을 하게 된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영상메시지를 보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SMA이 타결되지 않아 주한미군사 한국인 직원 약 절반에 대해 오늘부터 무급휴직이 실시된다”며 “오늘은 우리에게는 유감스럽고… 상상할 수 없는… 가슴 아픈 날이다”라고 했다. 이어 “한국인 직원 일부의 무급휴직은 전혀 기대하거나 희망했던 일 아니다”라면서 “직원 개개인의 업무성과, 헌신이나 행동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사전에 편성된 예산을 집행할 수 있게 하는 분담금 협정의 부재로 인해 초래됐다”고 덧붙였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그들은 우리 직원일 뿐 아니라, 동료이자 팀원이며 가족의 일원으로 여긴다”며 “우리 임무 수행과 한미 동맹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인원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급휴직이 전투준비태세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한미 양국 정부에 SMA 타결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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