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직원 550명 넘게 해고
트럼프 자신이 경기부양책 혜택 받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경제활동이 심각한 타격을 입으면서 도널드 트럼프의 ‘트럼프 그룹’이 워싱턴의 5성급 최고급 럭셔리호텔인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의 리스권 매각 추진을 보류키로 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서명한 경기구제책의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럼프호텔 리스권 매각을 위해 고용됐던 부동산회사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그룹이 지난해 10월 트럼프 호텔의 리스권 매각을 추진했으나 업계의 불황으로 현재 보류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30일 기준 트럼프 그룹의 10개 자산 중 7개가 폐쇄된 상태다.
트럼프호텔 리스권 매각을 담당하는 부동산업체 JL은 이번 보류가 최소 2020년 중반까지는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다른 전문가도 “매각 보류는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며 “나아가 매매가에도 지장을 줄 것”이라고 관측했다.
트럼프그룹은 2012년 입찰에서 미 연방 총무청으로부터 리스권을 따낸 이후 수억달러를 투자해 구(舊) 우정성 건물을 럭셔리 호텔로 재단장했다.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직전 ‘트럼프 간판’을 내걸고 문을 열었다. 이 호텔 객실은 하룻밤 숙박료가 최소 670달러에서 최대 3,000달러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트럼프 호텔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워싱턴에 160명, 뉴욕에 51명 등 550명 넘는 직원들을 해고한 상태다. 현재 워싱턴의 트럼프호텔 내 객실은 전체의 5% 정도만 예약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트럼프 그룹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2조2,0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의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기업들에 5,000억달러를 대출하는 내용이 포함된 패키지 법안에 서명한 바 있다. 이에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이미 2주 전 트럼프는 코로나19가 자신의 가족 사업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꼬집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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