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사령부 근로자 4,000여명 무급휴직 강행
정 대사 “협상 막바지 단계”
31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평통사 회원들이 '주한미군의 방위비분담금 요구 및 한국 노동자 무급휴직 통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이 31일까지 체결되지 못하면서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일부에 대한 무급휴직이 다음달 1일부터 예정대로 시행된다. 이에 대해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사는 “양국 간의 협상 상황을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협상이) 조만간 최종 타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대사는 이날 정부 e-브리핑 홈페이지에 영상메시지를 게재하는 방식으로 입장문을 발표했다. 정 대표는 주한미군사령부가 한국인 근로자 일부에 대한 무급휴직 시행 사실을 알려왔다면서 “가장 먼저 주한미군 근로자와 가족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협상 대표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 측에는 “무급휴직 대상 한국인 근로자들이 조속히 일터로 복귀할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한미는 제11차 SMA 체결을 위해 7차례에 걸쳐 양국을 오가며 공식 회의를 열어왔다. 이달 17~1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7차 회의 후에도 전화, 이메일, 대사관 차원의 소통 등으로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왔으나 무급휴직 시행 전까지 완전한 타결을 이루진 못했다.

정 대사는 “한미 양국은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이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공통의 인식하에 협상을 진행해왔다”며 “협상 타결을 위한 막바지 조율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도 무급휴직 시행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2월에는 한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인건비 지급 문제를 우선 해결하기 위한 교환각서 체결을 제안했지만, 미 측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정 대사는 “현재 우리 국방예산에 편성되어 있는 방위비분담금 인건비 예산을 우선 집행하는 방안도 미 측에 제안해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 대책 마련과 함께 조속한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미 양국은 마지막 단계에 와 있는 방위비분담협상이 상호 호혜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최종 타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 사령부는 생명ㆍ안전ㆍ보건 및 군사 대비태세 관련 분야 필수 인력으로 분류된 4,500여명을 제외한 한국인 근로자 4,000여명에게 25일 무급휴직 결정을 통지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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