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미국 회계감독위원회(PCAOB)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을 고발했다. 안진회계법인이 공정시장가치(FMV)를 산출하며 기준을 위반해 재무적투자자(FI)와의 분쟁 빌미를 제공했다는 이유다.

31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FI 네 곳은 2012년 교보생명 지분 24%를 인수하면서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지분을 재매입하도록 하는 권리(풋옵션)를 포함한 계약을 맺었다. 이후 시장 상황 등으로 IPO가 지연되자 FI들이 2018년 10월 23일 풋옵션을 행사했다. 그러나 신 회장은 계약의 적법성과 유효성에 문제가 있다며 응하지 않았고, 현재 중재 절차를 밟고 있다.

교보생명은 이 과정에서 안진회계법인이 풋옵션 행사 시점의 시장가치를 잘못 산정했다고 봤다. 풋옵션 행사 시점과 동떨어진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를 기준으로 시장가치를 산출했다. 당시는 교보생명과 유사한 삼성생명과 오렌지라이프 등의 주가가 최고치를 경신한 시점이라 풋옵션 행사 가격이 과대평가됐다는 것이다.

금감원이 제정한‘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대한 규정의 시행세칙’ 7조는 유사기업의 주가를 근거로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그 주가는 분석기준일 직전 1개월 동안의 주가 평균 혹은 기준일 전일 종가 중 낮은 것으로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안진이 적정 FMV를 산출하는 데 있어 평가 업무 기준을 위반했고, 주주간 분쟁이 장기화하며 경영 안정성과 평판이 저하되는 등 유무형의 영업상 손해가 발생해 회사 차원의 고발에 나섰다”며 “회사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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