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에나’가 엔딩 맛집으로 거듭났다.
SBS 금토드라마 ‘하이에나’가 한 번 보면 멈출 수 없는 마성의 엔딩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시청자들의 심장을 쥐락펴락하는 '하이에나'의 엔딩을 살펴보자.
'하이에나'는 시작부터 전무후무한 하이에나 변호사 정금자(김혜수)의 탄생을 알리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특히 1회 엔딩에서 칼을 든 양아치와 치열하게 싸우며 자신을 죽이려면 한 방에 성공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는 모습은 정금자가 얼마나 센 인물인지 한눈에 보여줬다.
또 정금자는 송&김에 들어온 이후 자신을 무시하던 변호사들을 이끌고 D&T 사건을 완벽한 승리로 이끌었다. D&T 사건으로 모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정금자가 송&김 복도를 뿌듯하게 걸어가는 엔딩은 시청자들에게도 시원한 사이다를 안겼다.
극 중 잡초 같은 정금자는 화초같이 살아오던 윤희재(주지훈)의 온실을 깨고 들어왔다. 3회 엔딩에서 윤희재는 정금자에게 강렬한 뒤통수를 맞으며 이슘 승계권 전쟁에서 패배했다. 윤희재가 밀었던 이슘그룹 장녀 하혜원(김영아)은 그에게 술을 부으며 굴욕을 안겼다. 이후 바이올리니스트 고이만(조동인) 사건에서 정금자에게 이기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던 찰나, 이어진 4회 엔딩에서 자신의 홈 그라운드인 송&김에 들어온 정금자에 의해 또 한 번 뒤통수를 맞았다. 뒤통수를 맞고 멘붕에 빠지는 윤희재의 표정은 엘리트 변호사의 인간미를 보여주며 그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주인공들의 직업이 변호사인 만큼 드라마 속 법적 공방을 다투는 사건들도 시청자들의 주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그러나 '하이에나' 속 사건들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며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기고 있다. 6회 엔딩에서 정금자와 윤희재의 더블 뒤통수를 쳤던 증인 김영준(한준우)부터 11회 엔딩에서 두 사람이 함께 목격한 서정화(이주연)의 살인 현장까지. 새로운 사건을 암시하는 짜릿한 반전은 언제나 시청자의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하이에나’의 엔딩은 정금자와 윤희재가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압축해서 보여주는 지점이기도 하다. 60분 내내 같은 사건 속에서 얽히고설킨 그들의 관계성이 엔딩에서 표출되기 때문이다.
이에 5회 엔딩에서는 윤희재가 자신과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고 송&김에 들어온 정금자에게 "우리? 사랑했던 사이"라고 관계를 재정의했고, 8회 엔딩에서는 돌아온 양아버지 때문에 충격에 빠진 정금자를 키스로 위로하는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또한 12회 엔딩에서는 과거든, 현재든 정금자 그 자체를 사랑한다는 윤희재에게 비로소 정금자도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며 "당신 싫지 않아. 나도 당신이 걱정됐으니까"라고 말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서로를 향한 애틋한 쌍방 걱정이 시청자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이들이 맡은 사건도, 이들의 관계도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 그렇기에 시청자들은 '하이에나' 마성의 엔딩에 사로잡혀 다음 회차를 애타게 기다리게 된다.
한편, ‘하이에나’ 13회는 다음 달 3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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