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결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국적 유행’을 선언했다. 대중교통 운행 중단 등 한층 더 강화된 통제책 실시 등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31일(현지시간) 베트남 정부 공보와 베트남뉴스통신(VNA) 등에 따르면 응우옌쑤언푹 총리는 전날 각료회의에서 “코로나19의 전국적 유행을 선언하자”는 국가운영위원회의 제안에 동의했다. 이번 선언으로 베트남 각 지역의 대중교통 운행은 사실상 중지되며 주민들의 이동도 15일간 금지 수준에 가깝게 통제된다. 공무원과 국영기관 직원들은 원칙적으로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 푹 총리는 “거리와 해변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있다”며 “지금은 코로나19와 싸우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각 부처는 모든 자원을 동원해 신속히 대응하라”고 강조했다.
베트남 정부는 다만 수도 하노이와 경제 중심지 호찌민에 대한 전면봉쇄 조치에는 신중을 기하고 있다. 푹 총리는 “다른 나라 대도시처럼 하노이와 호찌민을 봉쇄하는 것을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필요할 경우 (두 도시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법무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하노이와 호찌민 인민위원회는 이미 구체적인 도시 봉쇄책을 수립, 중앙정부의 결정이 나면 즉시 시행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정부의 이번 결정은 자국 내 최대 규모인 박마이병원에서 시작된 지역감염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현재 20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특히 최근 확진자 대부분은 박마이병원에서 일했거나 이 병원을 들린 시민들이라 당국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실제로 이날도 7명의 박마이병원 서비스 제공업체 직원과 1명의 진료 방문자가 추가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마이병원 사태 해결에는 한국산 고속 진단키트가 사용될 예정이다. 베트남 보건부는 지난 29일 한국 기업들로부터 5,000개의 키트를 제공받아 사용 중이며, 20만개를 추가 수입할 예정이다. 베트남 보건부 관계자는 “한국산 키트는 혈액 샘플을 통해 10분 안에 결과를 보여준다”며 “향후 박마이병원과 주요 격리 시설 등에 집중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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