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 확산한 2월 국내 산업생산과 소비가 일제히 얼어붙었다. 두 지표 모두 ‘구제역 파동’이 있던 2011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2월 전산업생산은 전달보다 3.5% 줄었다. 2011년 2월(-3.7%)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광공업생산은 3.8%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 중이던 2008년 12월(-10.5%) 이후 가장 감소폭이 컸다. 와이어링 하니스(배선뭉치) 수급에 애로가 생기면서 자동차 생산이 27.8% 급감한 영향이 컸다.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 대비 3.5% 줄어 200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특히 대면 서비스에 해당하는 예술ㆍ스포츠ㆍ여가(-27.2%), 숙박ㆍ음식점업(-18.1%) 등은 한 달 사이 10% 넘게 줄었다. 운수ㆍ창고업의 경우 9.1% 줄었는데 이중 항공여객(-42.2%), 여행업(-45.6%) 등 코로나19로 위축된 영역에서 감소폭이 컸다.
소매판매지수는 전월 대비 6.0% 줄었다. 역시 2011년 2월(-7.0%)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승용차 등 내구재(-7.5%), 화장품 등 비내구재(-0.6%)에서 모두 줄었는데, 의복 등 준내구재(-17.7%)에서 타격이 가장 컸다. 특히 신발ㆍ가방(-32.2%), 의복(-22.3%) 등에 대한 소비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와 건설기성은 각각 4.8%, 3.4% 감소했다. 다만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설비투자와 건설기성은 특별히 감소했다고 할만한 것은 아니고, 일반적인 등락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월 기준 99.8포인트를 기록, 한 달 사이 0.7포인트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월(-0.7포인트) 이후 11년 1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형준 심의관은 “이미 발표된 3월 경기심리지수는 굉장히 많이 떨어졌는데, 이번 지표에 반영된 (2월) 경기심리지수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면서 “2월은 주로 중국과 한국만 코로나19 영향을 받을 때 작성돼 3, 4월에 걸쳐 전세계에 확산된 영향이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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