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여야 불출마 중진들 “회한만 남는다” 운 뗀 까닭은

알림

여야 불출마 중진들 “회한만 남는다” 운 뗀 까닭은

입력
2020.03.30 19:06
0 0

여야를 넘어 뜻 모아 호소 “부디 일하는 국회로”

원혜영 “20년 이상 국회의원, 회한만이 남는 침통한 현실과 마주”

이석현 “싸우는 국회, 노는 국회… 다선 책임 무거워”

김무성(왼쪽부터) 미래통합당 의원, 정병국 미래통합당 의원,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일하는 국회법'을 제안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무성(왼쪽부터) 미래통합당 의원, 정병국 미래통합당 의원,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일하는 국회법'을 제안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20년 이상 국회의원으로 일하면서 회한만이 남는 침통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30일 국회 소통관,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무거운 목소리가 공기를 가로 질렀다. 30년에 가까운 정치 인생의 상당 부분을 ‘회한’으로 규정하며 조심스레 말을 이어가는 원 의원의 곁에는 김무성 미래통합당 의원, 정병국 미래통합당 의원,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란히 섰다. 4 ·15 총선에 불출마하는 여야 중진의원이 정파를 넘어 함께 팔을 걷고 나선 ‘일하는 국회법’ 제안 기자회견의 한 장면이다.

여야가 가장 첨예하게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는 선거철, 양당 중진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국회를 더 이상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20대 국회의 적대적 파행을 반성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일하는 국회법’을 공동 발의하자는 뜻을 1주일 전부터 모았다고 한다. 원혜영 의원과 정병국 의원이 주도했다. 현장엔 없었지만 원유철 미래한국당 의원, 이종걸 더불어시민당 의원, 정갑윤 미래통합당 의원도 입장문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날 입장문 낭독에 나선 원혜영 의원은 “21대 총선을 보름 앞둔 오늘, 총선이라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회의 미래를 고민하며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여야의 적대적 대립 속에 국회 파행이 이어지는 악순환은 끊어지지 않고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며 “곧 다가올 21대 국회에 대해서도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선 “바로 지금, 21대 총선 결과가 나오기 전을 개혁을 위한 마지막 소중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제언이다.

중진 의원들이 의견을 일치한 국회 개혁 방안은 크게 △공전 없는 국회의 첫 단추 역할을 할 신속한 원 구성 △일하는 국회 실현 △국회의원 윤리 강화 등 세 갈래다.

원혜영(왼쪽부터), 김무성, 정병국, 이석현 등 여야 중진의원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하는 국회법을 제안하고 있다. 뉴시스
원혜영(왼쪽부터), 김무성, 정병국, 이석현 등 여야 중진의원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하는 국회법을 제안하고 있다. 뉴시스

우선 공전 없는 국회를 위해선 △국회의장 선출절차를 개선해 선거처럼 후보자 등록 기한을 두는 등 선거절차를 법정화하고 △상임위원장 배분이 기한 내에 이뤄지지 않으면 교섭단체 의석 규모를 기준으로 원칙배분하자는 취지다.

또 일하는 국회 실현을 위해선 △연중 법안처리를 위한 매월 임시회 개회 △짝수주 목요일은 법안처리 위한 본회의 △상임위 법안소위개최 일정의 정례화 등을 제안했다. 중진 의원들은 “부끄러운 말씀이지만 국회에 들어온 이래 20년간 항상 개원 때는 일하는 국회 다짐했지만 제대로 이뤄내지 못했다”며 “특정 정치적 다툼으로 모든 상임위 활동이 중단되는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청원 운영의 상시화도 거론됐다. 법률안, 예산안 처리에 비해 국회 청원이 등한시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요건을 완화하고 청원특별위원회를 상설로 설치하자는 제안이다.

국회의원 윤리 강화를 위해선 △윤리특별위원회 상설화 △징계안 의결시한 법정화 △의원윤리와 보수를 전담하는 비당파적인 독립적 의회윤리기구의 신설 등이 제시됐다.

김무성(왼쪽부터), 정병국, 원혜영, 이석현 등 여야 중진의원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하는 국회법을 제안하고 있다. 뉴시스
김무성(왼쪽부터), 정병국, 원혜영, 이석현 등 여야 중진의원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하는 국회법을 제안하고 있다. 뉴시스

이석현 의원은 “생각해보면 지난 수년 동안 우리 국회는 일하는 국회 아니라 열심히 싸워온 국회 또는 노는 국회였다”며 “다선 의원들로서 책임 무거워 ‘함께 반성하며 잘합시다’하는 제안 드리려고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들 중진 의원들은 다른 의원들의 동의를 모아 20대 국회 임기 내에 관련 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원혜영 의원은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것은 온 국민이 염원하는 일인 만큼 일하는 국회, 항상 열린 국회를 만드는 것을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하고 여야 5선 이상 중진들이 힘을 모아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김예슬 인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