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선원전 영역 조선저축은행 사택 개조해 2030년까지 한시 운영
조선 궁궐 안 왕실 사당 기능을 했던 덕수궁 선원전(璿源殿) 영역 내의 일제강점기 건축물이 서울 중구 정동 일대 관람객들의 편의시설로 활용된다. 선원전 복원이 시작되는 2030년까지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덕수궁 선원전 영역과 ‘고종의 길’ 등 정동 덕수궁 주변을 탐방하는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선원전 영역 안에 있는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을 편의시설 겸 전시실로 개조, 내년 초 개관한다고 30일 밝혔다.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1938년 7월에 건립된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연면적은 465㎡다. 기본적으로 편의시설로 쓰이게 될 이 건물은 2039년 완료될 예정인 선원전 영역 복원 사업의 주요 내용과 추진 경과ㆍ계획 등을 홍보하는 공간으로도 사용된다. 우여곡절 끝에 우리 품에 돌아온 선원전의 역사와 관련한 자료들도 일반에 공개된다. 궁능유적본부는 15억원을 투입해 건물을 새롭게 꾸밀 계획이다.
이 시설은 선원전 복원이 본격 추진되는 2030년까지만 한시 운영된다. 건물 보존 여부는 추후 결정된다.
덕수궁 선원전은 조선 임금들의 초상화인 어진(御眞)과 신주, 신위를 모신 곳으로 궁궐 안에서 가장 신성한 공간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일제가 헐어서 치워버린 뒤 조선저축은행 사택, 미국 대사관저, 경기여고 등이 선원전 터에 들어섰고, 2003년 미국대사관 기숙사 건립을 위한 문화재 지표조사 과정에서 선원전 터가 확인되면서 터를 돌려받으려는 정부의 노력이 시작됐다. 이후 미국과의 협의 끝에 2011년 용산 미군기지 내 부지와의 맞교환 형식으로 선원전 터가 우리 정부에 돌아왔다.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아관파천 당시 고종이 걸었던 고종의 길이 2018년 개방되고 도심 재생화 사업도 추진돼 근대사 관련 볼거리를 찾아 정동 일대를 방문하는 관람객이 최근 늘었지만 주변 환경 여건 상 별도 편의시설을 마련하기가 어려웠다”며 “이번 사업이 관람객이 덕수궁과 정동 일대를 보다 편하게 방문하고, 일제 궁궐 훼손 관련 역사를 더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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