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1위’ 김선형 “재홍이 형도 하늘에서 기뻐해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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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1위’ 김선형 “재홍이 형도 하늘에서 기뻐해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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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3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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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1위로 시즌을 마친 서울 SK 김선형. 유니폼 가슴엔 고 정재홍을 기리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KBL 제공

“우승 반지 약속은 미뤄졌지만 공동 1위면 하늘에서 기뻐하지 않을까요.”

프로농구 서울 SK의 간판 가드 김선형(32ㆍ187㎝)은 2019~20시즌을 공동 1위로 조기에 마친 뒤 문득 지난해 9월초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세상을 떠난 팀 동료이자 인천 송도중ㆍ고 선배인 고 정재홍을 떠올렸다.

비보를 접할 당시 김선형은 중국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을 치르느라 절친한 선배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키지 못했다. 대회 종료 후 고인이 안치된 묘지를 찾아서야 작별 인사를 건넸고 꼭 정상에 올라 우승 반지를 갖고 다시 찾아오기로 스스로 약속했다.

SK 구단도 영원한 동료 정재홍을 기리고자 선수단 유니폼에 그의 이니셜 ‘With J.H’를 새겼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우승 팀을 가리지 않고 정규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끝냈다.

김선형은 30일 본보와 통화에서 “대표팀에 다녀와서 (정)재홍이 형을 찾아가 우승 반지를 가져다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시즌이 이렇게 끝나 약속을 미루게 됐다”며 “그래도 리그를 공동 1위로 마친 부분은 형도 기뻐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니폼 가슴에 이니셜을 새기고 뛰어 항상 생각나는 존재”라며 “아직도 전화를 하면 받을 거 같고, 함께 찍은 사진들을 볼 때 안타깝고 그립다”고 덧붙였다.

김선형 인스타그램 캡처

이번 시즌 김선형은 37경기에서 평균 29분10초를 뛰며 12.6점 3.7어시스트 2.8리바운드 1.8스틸로 SK의 선두 질주를 이끌었다. 시즌 막판 손등 골절 진단으로 4주간 이탈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리그가 중단된 기간 완벽한 몸 상태를 회복했다. 그러나 2018년 챔피언결정전 우승 이후 2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리던 찰나에 리그 종료 소식을 들었다.

김선형은 “정상적으로 시즌을 치르지 못하고 끝난다는 게 아쉽다”며 “비시즌 때 수개월간 성과를 내기 위해 농사를 지었는데, 큰 폭풍이 와서 열매가 크게 열리지 않은 느낌이다. 모든 팀들이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올 시즌은 팬들에게 제대로 인사도 하지 못한 채 끝났다”며 “팬들도 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일한 낙이 사라졌다’고 적어 마음이 더 쓰였다”고 밝혔다. 시즌 최우수선수상(MVP) 욕심에 대해선 “수상 여부보다 다음 시즌을 준비할 시간이 길어진 만큼 오래 기다린 팬들에게 재미 있는 농구를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선형의 아내 석해지씨가 차려준 밥상. 김선형 인스타그램 캡처

농구공을 내려놓은 지금 유일한 낙은 아내 석해지씨가 차려주는 밥상이다. 김선형은 “집 밖에 잘 나가지 못해서 강제 휴가를 받은 것 같다”며 “아내가 요리를 잘해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고 있다. 하루 세끼를 다 챙겨 먹는 편인데, 웬만하면 음식을 다 해주려고 한다. 배달 음식을 먹을 때도 있지만 맛있는 음식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설거지는 무조건 내 몫”이라고 웃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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