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입은 마포구 직원이 검사 키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검사하는 데 쓰이는 국산 진단키트에 대한 외국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외 현지 승인 절차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의약시장인 미국의 경우, 진입 절차는 복잡하다. 전문가들은 국산 진단키트의 미국 진출을 둘러싼 최근 일련의 오해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런 절차에서 비롯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30일 외교부와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진단키트 생산업체 3곳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사전긴급사용승인(pre-EUA)을 받았다. 이는 정식 긴급사용승인(EUA) 절차에 들어가기 전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절차다.

EUA는 감염병 유행 같은 특별한 상황에서 별도 트랙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판매 승인 제도를 말한다. 미국이 자체적으로 미보유한 의약품이나 의료기기를 비상 상황에서 신속하게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제도다. EUA를 신청하려는 기업들은 관련 서류나 데이터 등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사전에 FDA 심사관으로부터 기술자문을 받는데, 이게 바로 pre-EUA다. pre-EUA는 EUA 절차에 들어가는 준비 과정일 뿐 승인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다만 FDA 심사관의 기술자문을 받은 만큼 승인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pre-EUA와 EUA는 모두 비공개로 진행된다.

국산 진단키트가 실제 미국 의료기관에서 환자들을 검사하는 데 쓰이려면 pre-EUA뿐 아니라 EUA까지 받아야 한다. 그 전까지는 상업적으로 판매할 수 없다. 그런데 미국 주정부가 인증한 공공 임상시험 연구기관에선 예외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EUA 신청을 예정한 기업들은 이런 공공 임상시험 연구기관에 FDA의 정식 승인을 받지 않은 제품이라는 표시를 붙여 한정된 물량을 판매할 수 있다. 일종의 ‘조건부 판매승인’인 셈이다. 이렇게 판매된 진단키트는 주로 임상시험이나 연구용에 사용된다.

바이오협회는 일부 국산 진단키트가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건 대부분 이런 경우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오기환 바이오협회 전무는 “기업 입장에선 합법적인 수출이지만, 상업적 목적의 판매는 아니다”라며 “개별 기업 차원에서 진행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이렇게 정식 승인 전에 판매되는 국산 제품이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한 집계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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