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이호왕 박사 발견…사람 간 전파 가능성 희박 
23일 오전 대구시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와중에 한타바이러스는 또 뭔가요? 마스크 벗고 싶은데, 정말 힘드네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타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사망한 한 노동자가 한타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또 다른 중국발 감염병이 국내로 유입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죠.

감염병이 무서운 건 해외도 마찬가지입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모바일 메신자 왓츠앱을 중심으로 한타바이러스에 관련된 출처불명의 뉴스가 확산되고 있다고 해요. 한타바이러스가 코로나19 사태를 더 극심한 상황으로 치닫게 할 것이라는 내용이죠. 정말 한타바이러스도 코로나19처럼 전국 확산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유행성출혈열을 일으키는 한타바이러스. 한국일보 자료사진
 신종 바이러스 아니다 

사실 일각의 우려처럼 한타바이러스가 코로나19 사태를 더 어렵게 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이미 오래 전에 발견돼 백신까지 나왔거든요. 갑자기 나타나 치료할 방법이 없는 신종 감염병이 아니라는 겁니다.

한타바이러스는 1976년 한국의 한탄강에서 이호왕 박사가 최초로 바이러스를 분리해내면서 알려졌습니다. 쥐 등 설치류의 소변ㆍ침ㆍ대변을 통해 사람에게 감염되는 바이러스에요. 감염되면 2~3주의 잠복기를 거친 후 발열, 출혈소견, 신부전 등의 증상을 보이죠.

발생 지역과 성질에 따라 한탄바이러스, 서울바이러스 등 여러 종류로 나뉘는데요. 한탄바이러스는 우리나라 들쥐의 72~90%를 차지하는 등줄쥐가, 서울바이러스는 도시의 집쥐가 주로 바이러스를 전파한다고 합니다.

질병관리본부 ‘2020년도 진드기ㆍ설치류 매개 감염병 관리지침’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0년 이후 매년 약 400~500명 내외로 환자가 발생해요. 대부분 10~12월에 집중돼 발병하곤 하죠. 바이러스에 감염된 쥐에게 물리거나, 쥐의 분변이 바짝 말라 먼지와 함께 공중에 떠돌아 다니다가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기도 합니다. 가을철마다 각종 매체에서 나오는 ‘풀밭에 바로 드러눕지 마라’는 얘기도 결국 한타바이러스에 대한 당부죠.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은? 

사람 간 전파 가능성도 매우 희박합니다. 수십 년간 사람 간 전파 사례가 발견된 적이 없었거든요. 중남미 국가에서 한타바이러스의 일종인 안데스바이러스의 사람 간 감염 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었지만, 지극히 이례적인 경우였다고 해요.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된 설치류의 배설물, 소변, 타액에 접촉하거나 오염된 물질이 상처 난 피부, 눈, 코, 입 등에 들어가면서 감염될 수는 있으나 아직까지 사람 간 전파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어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성명을 통해 “사람 간 감염이 일어날 수 있지만 극히 드물다”고 했습니다. 중국에서 감염된 설치류가 국내 유입된다 하더라도 사람 간 전파가 거의 이뤄지지 않으니 코로나19처럼 대유행할 가능성도 희박한 것이죠.

국내 치사율도 높지 않아요. 아시아 지역에서 발견되는 한타바이러스의 치사율은1~5% 미만입니다. 서울바이러스의 경우 일부는 무증상이거나 경미한 증상을 보였다가 회복하는 경우도 있죠.

하지만 치명적인 감염병이 아니라고 해도, 바이러스를 가볍게 생각하면 안되겠죠. 자발적인 예방 노력이 필요합니다. 감염을 피하기 위해서는 유행 시기 산이나 풀밭에 가는 것을 피해야 해요. 야외 활동 후 귀가 시에는 옷을 즉시 세탁하고 샤워나 목욕을 해야 하죠. 군인, 농부 등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은 예방접종을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최근 코로나19와 관련 잘못된 정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죠.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안전수칙을 지키면 한타바이러스도, 코로나19도 건강하게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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