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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수혈한 두산중공업 “신사업 확대 중장기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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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수혈한 두산중공업 “신사업 확대 중장기 목표”

입력
2020.03.30 16:03
수정
2020.03.30 18:5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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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두산빌딩에서 열린 제57기 두산중공업 정기주주총회에서 최형희 두산중공업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두산빌딩에서 열린 제57기 두산중공업 정기주주총회에서 최형희 두산중공업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석탄·원자력 발전 등 전방 산업의 부진으로 궁지에 몰린 두산중공업이 ‘신사업 확대’를 위기 탈출 카드로 꺼내 들었다.

최형희 두산중공업 대표(부사장)은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두산빌딩에서 열린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3년까지 신사업 수주 비중을 50% 수준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중장기 수주 포트폴리오를 수립했다”며 “이를 위해 가스터빈, 신재생 서비스, 수소, 3차원(3D)프린팅 등 신사업을 적극 추진해 재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올해 △기존 사업에서의 매출 신장 △신사업 확대 △디지털 전환 등을 중점 추진 사항으로 제시했다.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두산빌딩에서 열린 제57기 두산중공업 정기주주총회에 노조원들이 참석해 회의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두산빌딩에서 열린 제57기 두산중공업 정기주주총회에 노조원들이 참석해 회의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주총에 대리 참석한 이성배 두산중공업 노조 지회장은 경영진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고, 일부 주주들은 현 경영상태와 미래 비전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이 지회장은 질의를 통해 “지난 27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회사에 1조원 긴급자금 대출을 결정했는데, 만약 이것도 잘못되면 더 큰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다”며 구체적인 경영정상화 계획을 물었다.

최 대표는 이에 대해 “1조원 범위에서 사업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컨설팅을 받고 채권단과 협의해 구체적인 자금 집행을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이 지회장이 “노조도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회사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 대표는) 꼭 남의 회사 다니는 사람 같이 말한다”고 지적하자, 최 대표는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날 주총에서는 향후 유상증자 등에 대비해 자본금 한도를 기존 2조원에서 10조원으로 5배 늘리는 정관 변경안이 통과됐다. 또 외부자금 조달 규모를 늘리기 위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한도 역시 기존 5,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4배 상향 조정했다. 이로써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긴급 지원 받은 1조원에 더해 실탄을 확보할 수 있는 채비도 갖췄다.

이와 함께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남익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한편 ㈜두산과 두산중공업이 채권단과 협의중인 자구안에는 두산건설을 포함한 일부 사업부 분할 매각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 등 오너 일가가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사재를 출연하는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자구안의 규모와 범위는 회계법인 실사 후 다음달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 측은 “구체적인 자구안은 아직 결정된 바 없으며 채권단과 논의해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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