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사회 귀국 문의 폭증
베트남 육군 화학부대가 28일 하노이에 위치한 박마이 종합병원을 소독하고 있다. VN익스프레스

베트남 최대 규모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속출해 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베트남 정부는 수도 하노이와 호찌민 등 주요 도시를 완전히 봉쇄하는 극약 처방까지 고려하고 있다.

30일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까지 하노이에 위치한 박마이병원에서 일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인원은 간호사 2명을 포함해 총 25명이다. 하루에 3,4명씩 꾸준히 증가하던 박마이병원발 집단 감염은 이날 발표된 신규 확진자 7명 전부 이 병원과 관련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정점을 찍었다. 박마이병원은 시설 규모도 베트남 최대이거니와 유럽과 미국에서 온 중증 코로나19 감염자와 이들과 접촉한 자국민을 집중 수용한 시설이어서 향후 확산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현지 온라인매체 단트리는 “박마이병원 수용 인원은 대구와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미국 뉴욕 내 어지간한 병원보다 많아 심각한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지에선 해당 병원이 하노이를 포함, 각 지방에 코로나19를 확산시킨 거점이 됐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가령 병원 확진자 대부분은 온수 공급과 구내식당 배식 등 민간인 대상 서비스를 제공한 사람들이라 이 곳을 거쳐간 일반 시민들의 감염 가능성이 높다. 앞서 20일 보건당국이 병원 내 의심 환자 5,113명을 각 지방으로 분산 수용하면서 북부 꽝닌성 등은 전날부터 도시이동 금지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우리 기업들도 25명의 확진자 명단을 공유하며 공장 내 현지 노동자 중 최근 병원 다녀온 인원이 있는지 확인하는 등 비상 대응에 들어갔다.

박마이 사태는 하노이, 호찌민 등 주요 도시 봉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현지 매체들은 “이미 하노이 인민위원회 등이 도시 봉쇄 계획을 수립했으며 중앙정부와 공산당의 최종 결정만 남겨둔 상태”라고 전했다. 대중시설 영업 정지와 이동 자제 권고를 넘어 통행금지 등 고강도 통제 대책이 발동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비교적 차분히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보던 교민사회도 귀국 항공편을 알아보는 문의가 폭증하는 등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베트남 교민사회는 동남아시아 최대 한인 커뮤니티로 하노이와 호찌민, 두 도시에만 20여만명이 거주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동남아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도 멈추지 않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진단키트가 보급되면서 전날에만 130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지금까지 감염 1,285명, 사망 114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인니 역시 수도 자카르타 봉쇄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동남아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말레이시아는 2,470명의 누적 확진자와 3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싱가포르와 브루나이는 각각 844명, 12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동남아 최대 국가 태국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확진자가 1,388명까지 늘었으며, 유명 관광지인 푸켓섬 해변은 무기한 폐쇄됐다. 캄보디아는 이날 4건의 양성 판정이 추가되면서 107명의 확진자를 기록했다. 그나마 라오스와 미얀마가 8명의 확진자만 확인되는 등 양호한 수준이나 열악한 의료시스템을 감안하면 실제 발병은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필리핀 마닐라의 니노이아키노 국제공항에선 전날 코로나19 환자를 싣고 일본으로 향하던 비행기가 이륙 직후 추락해 캐나다 국적 환자 등 8명이 사망했다. 필리핀 역시 진단키트가 뒤늦게 확보되면서 전날 일일 최대인 34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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