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석자에 피해갈 까봐’ 이동경로 확인 비협조 문제도 
이달 28일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 가부키초(歌舞伎町) 번화가 인근 횡단보도에서 마스크를 쓴 행인이 지나다니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에서 도쿄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당국이 도쿄 일대 유흥가 방문을 통한 집단 감염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복수의 감염자가 술집, 클럽 등 야간에 운영하는 업소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밀폐된 공간 속 타인과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가 이뤄지는 장소는 방문하지 말 것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30일 일본 공영방송 NHK 보도에 따르면 전날 도쿄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8명 발생해 이틀 연속 하루 신규 확진자가 60명을 넘어섰으며, 이들 중 야간 번화가의 업소를 방문해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되고 있다.

이달 들어 도쿄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400명에 육박한다. 하지만 이들 중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비중이 40%라고 NHK는 보도했다. 현재 도쿄도가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인데, 번화가를 방문한 경우가 여러 명이라고 도쿄도 관계자는 전했다.

일본 당국은 환기가 잘 되지 않는 밀폐된 공간, 다수가 밀집한 장소,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하는 등의 조건을 갖춘 공간은 대규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방문을 자제하라고 당부해 왔다. 번화가의 가게들이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기 때문에 최대한 방문을 자제해야 하지만 방문 후 확진 판정을 받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전문가들로 구성된 후생노동성의 ‘클러스터(집단감염) 대책반’ 역시 도쿄 야간 영업 업소를 유력 확산 경로로 보고 있다. 도쿄도 관계자는 복수 감염자가 긴자나 롯폰기의 클럽 등을 방문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가 여러 건 있다고 요미우리 신문에 밝혔다. 클러스터 대책반은 이 같은 공간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쿄도 내에는 신주쿠, 시부야 등 번화가가 많이 조성돼 있다. 도쿄도는 이날 전문가들을 모아 추가 대책을 검토할 예정이며 특히 야간 외출 자제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서는 확진자 감염 경로를 파악하는 역학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의 조사라 조사 강제성이 없는데다 본인이 방문했던 장소나 동석했던 상대에게 폐를 끼칠 수 있다는 이유로 조사에 잘 협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역학조사원 업무 폭증 등으로 동선 외부 공개가 늦어지는 일은 있지만 이동경로는 빠른 시일 내에 파악되는 편이다. 먼저 질병관리본부에서 확진자 면접 조사를 통해 1차 이동경로를 파악한 뒤 통신사, 카드사 등을 통해 정확한 위치정보를 수집, 감염경로 등을 분석한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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