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의 쿠타 해변에서 지난해 11월 말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핑을 즐기고 있다. 이 해변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스미냑 지역이다. 발리=고찬유 특파원

발리를 다녀간 한국인 세 명이 귀국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자유여행 또는 개인 일정으로 발리에 들렀는데, 동선을 파악해 보니 공통분모가 있었다.

30일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경북 포항시 50번 환자(30세 남성)는 2~28일 인도네시아 발리주(州) 쿠타 일대를 아내와 함께 여행했다. 그는 쿠타 해변과 스미냑, 창구 등을 여행하고 가루다항공(GA870)으로 귀국한 다음날인 2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내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앞서 서울 송파구 21번 환자(33세 남성)는 15일부터 발리 중부 우붓과 스미냑 지역을 혼자 여행한 뒤 23일 대한항공(KE630)으로 귀국했다. 목구멍에 통증이 있어 25일 검사를 받은 뒤 2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세종 43번 환자(40대 남성)는 말레이시아에서 18일 발리로 와 스미냑 해변에 홀로 머무르다 22일 귀국했다.

이들 세 명의 정확한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구두 진술에 따르면 모두 스미냑 일대에 머물렀다. 스미냑은 발리에서도 서핑 등으로 유명한 쿠타 해변에서 북쪽으로 이어진 지역이다. 발리 한 교민은 “스미냑과 창구는 쿠타 일대가 관광객 증가로 확장되면서 외국인 등이 새로 몰려들어 형성된 신흥 번화가”라고 소개했다. 포항 50번 환자와 송파 21번 환자는 쿠타 지역의 한국인 소유 C식당을 방문했다고도 했다. 교민 사회에선 이들이 자유여행 형태로 발리를 들른 거라 현지 교민들과의 직접 접촉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발리는 지난달만 해도 코로나19 환자가 전무했다.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달 초부터 집계를 시작한 인도네시아 정부 발표에 따르면 현재 발리의 코로나19 환자는 10명이다. 두 명이 숨졌지만 모두 외국인이다. 전 세계 여행객들이 오간다는 점과 수도 자카르타의 코로나19 환자가 700명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수치다. 이 때문에 발리의 코로나19 감염자가 정부 발표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한국인 사례처럼 발리에 머물다 자국으로 돌아간 관광객 중 추가 감염자가 더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발리에서 관광업을 하는 교민은 “다른 동남아 국가 휴양지가 코로나19 사태로 일찌감치 막히면서 발리가 대체 여행지로 각광받았다”라며 “발리에 코로나19 환자가 0명이었던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한국 신혼여행객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달 20일부터 인도네시아 정부가 모든 외국인의 무비자 입국을 금지하고 도착비자 발급을 중단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긴 상태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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