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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한국 가게 해주세요” 남미부터 동티모르까지…전세기 요청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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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한국 가게 해주세요” 남미부터 동티모르까지…전세기 요청 봇물

입력
2020.03.30 11:49
수정
2020.03.3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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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항공기 운항 중단 국가 먼저… 전세기 포함 다양한 귀국 지원”

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인근에서 철수한 한국인 367명이 정부 전세기를 타고 1월 31일 김포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서재훈 기자
중국 후베이성 우한과 인근에서 철수한 한국인 367명이 정부 전세기를 타고 1월 31일 김포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서재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세계 각국이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정부도 전세기를 투입해 세계 여러 나라에 고립된 교민 등을 데려오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덩달아 해외 체류객의 전세기 투입 요청도 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30일 하루에만 말레이시아, 파라과이, 인도 등 세계 각국에서 교민, 유학생, 근로자 등을 위해 전세기를 투입해달라는 글들이 여러 개 올라왔다.

말레이시아에 머물고 있는 한 청원인은 “지금 말레이시아는 봉쇄령이 내려져 있는 상태여서 비행기 운행이 중단돼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오매불망 가슴 졸이며 지내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 청원인은 “나라(말레이시아)에선 비자가 완료돼 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특별한 대책 없이 무조건 집에만 있으라고 한다”며 “이 상태라면 불법체류로 계속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확진자 수는 점점 늘고 있고 의료시설 상태가 열악한데 한국에 돌아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전세기를 띄워달라. 간곡히 청한다”고 호소했다.

누적 확진자가 800명을 넘어선 싱가포르에서도 정부에 전세기 투입을 요청해왔다. 싱가포르 거주 한국인들을 대신해 글을 올린 청원인은 “레스토랑, 학원가 등 많은 시설이 잠정적으로 휴업하게 돼 저희는 일자리를 잃어 높은 월세와 물가를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비자가 취소돼 짧으면 일주일 내, 길면 한 달 내로 출국하지 않으면 지낼 곳도 없이 불법체류자가 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 굉장히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한국으로 가는 경유 비행편이 전부 취소되고 있어 항공사에서 환불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국민이 이곳에 많다”며 “생명과 생존에 대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외국에서 힘들어하는 국민을 위해 전세기가 띄워지길 간곡히 부탁 드린다”고 요청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30일 하루에만 세계 각국에서 전세기 투입을 요청하는 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30일 하루에만 세계 각국에서 전세기 투입을 요청하는 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현지에 체류 중인 가족을 위해 대신 글을 올려 전세기 투입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다른 청원인은 “동티모르에 계신 아버지를 모셔오고 싶다. 동티모르에 확진자가 한 명이 생기면서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돼 공사 현장에 나가 계신 아버지가 귀국하지 못하셨다”며 “의료 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곳이기에 하루라도 빨리 모셔오고 싶은데, 비행편이 끊겨 애가 탄다”고 털어놨다.

딸이 파라과이에서 일하고 있다는 한 청원인은 “사업이 마무리돼 돌아와야 할 시점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하늘길이 막혀버렸다”며 “그곳에 한국인 인력이 100명 정도 있다고 들었는데, 딸과 한국인들이 고국으로 돌아와 편안히 쉴 수 있도록 전세기를 띄워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글을 올렸다.

그러나 정부는 모든 국가에 전세기를 투입하기는 쉽지 않다며, 전세기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라도 최선을 다해 귀국을 돕는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 통화에서 “항공 노선이 축소되고, 직항로가 중단돼 (귀국에) 어려움이 있다는 건 알지만 전 세계 모든 국가의 비행기편이 끊긴 건 아니다”라며 “항공편이 (전면) 중단된 국가를 기준으로 전세기 투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국적 항공사에 항공기 변경을 설득하기도 하고, 전세기가 아니더라도 귀국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있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 있는 분들은 대사관에 연락을 하면 (관련 내용을) 안내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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