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 진 전 교수 향해 “조국 인권침해 멈춰달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최근 자신을 향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를 향한 ‘인권침해를 멈춰달라’고 한 이재명 경기지사를 두고 “주인을 잃은 문팬덤(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의 마음을 사기 위한 행보를 막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확전을 원하시겠지만, 그건 도와드릴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진 전 교수는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 분(이 지사)이 정치감각이 다소 과도하다. 당내 대권후보 경쟁에서는 아직 언더독(약세 후보)이니, 이번 코로나 국면에서 올라간 지지율을 더욱 더 끌어올려야 했을 것”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이어 “그러려면 친문(친문재인)세력과 그 지지자들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이 지사는 전날 그에게 “진 교수님 말씀이 참 불편하다”며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저격에서 선을 넘지 말라고 발언한 바 있다.
진 전 교수는 이에 “조국이 낙마하는 바람에 그 동네가 사실상 무주공산이 됐다. 그곳을 차지해야 하는데 문빠들은 아직 그의 죄를 용납하지 못하는 상태라, 섣불리 그 빈 자리로 들어올 수 없었다”며 “그러다가 이번에 기회를 포착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지사의 발언이 여권의 유력 차기 대선후보로 꼽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는 다른 정치적 행보를 보여야 하기에 나왔다는 분석도 내놨다. 진 전 교수는 “이낙연은 경쟁에서 앞서 가고 있으니, 본선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며 “조국을 옹호했다가는 본선에서 중도층을 놓치게 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 전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조 전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저는 그런 마음 상태는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진 전 교수는 “이 지사는 언더독이라 일단 예선부터 통과해야 한다. 예선이 끝날 때까지는 ‘조국 마케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확전을 원하시겠지만 그건 도와드릴 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팬덤의 지지는 감정에 기초한 것이라, 사안에 대한 이성적 사고나 이해에 대한 합리적 계산을 넘어 맹목적인 구석이 있다”며 “한번 찍히면 영원히 찍힌다고 해야 할까”라고 설명했다.
진 전 교수는 다만 “하지만 이해한다. 서로 겉 마음은 달라도 속마음은 같을 것”이라며 “공정사회를 지향하시는 분이시니 입과 달리 그 마음만은 부모 잘 만나 위조된 서류로 대학에 들어간 학생이 아니라 그 애 때문에 영문도 모르게 떨어져야 했던 학생에게 가 있을 거라 굳게 믿는다”고 썼다.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 관련 의혹을 거듭 언급한 것이다. 진 전 교수는 “아니라면 대통령 자격 없는 것”이라고 글을 맺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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