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전파, 외부출입, 오염물 등… 의견 분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75명(종사자 1명 포함)이나 발생한 대구 달성군 다사읍 제이미주병원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이다. 폐쇄병동에 입원한 환자들은 감염됐지만 직원들은 모두 음성이 나왔기 때문이다.
29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25일 정신병원인 제이미주병원에선 3명의 유증상자가 나오면서 전수조사와 함께 역학조사에 나섰지만 뚜렷한 감염경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병원은 90명의 확진자가 나온 대실요양병원(3~7층)과 같은 건물 8~12층에 입주해 있다. 의료진과 간병인 등 종사자가 72명, 입원환자는 286명이다. 8~10층은 폐쇄병동, 11층은 원무과 진료실 등이고 12층은 개방형 병동이다. 1, 2층엔 동물병원이 있다.
이 건물에선 지난 18일 대실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이 확인된 이후 현재까지 165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그러나 같은 건물에 있는 제이미주병원 입원환자와의 연결고리가 불분명해 역학조사 관계자들은 경로 파악에 애를 먹고 있다.
확진자는 모두 폐쇄병동 입원환자 중에서 나왔지만, 지난달 18일 대구에서 첫 확진자(31번)가 나온 이후 면회나 외출, 외박 등 외부 출입이 전면 통제된 상태다. 때문에 환자나 외부인에 의한 전파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21일 대구의료원에서 옮겨진 61세 남성이 한때 지목됐지만 확진자 전원이 1달이 지난 이달 24일부터 의심증상을 보인 만큼 전파자라 보기엔 무리다.
이 때문에 공기를 통한 감염(에어러졸)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이 건물엔 3대의 엘리베이터가 있다. 대실요양병원 집단 감염 사태 이후 따로 사용했지만 1층 로비와 엘리베이터 입구는 같다. 게다가 건물 전체에 작동하는 공조시스템이 없고, 정신병동 특성상 환기가 잘 안된다는 점이 주목된다. 입원환자들이 창문밖으로 무언가를 던지는 경향이 있어 폐쇄병동은 창문을 열수 없는 구조다. 공기를 통해 들어온 바이러스가 진료실 등에선 환기를 통해 희석됐지만 폐쇄병동 입원환자들은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보건소에서 병원 측에 전달한 검체 진단 키트에 바이러스가 묻어왔을 가능성을 비롯해 다양한 가설을 제기하고 있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전수조사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병원이 폐쇄병동으로 운영되고 있었고 검체 역량을 분산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종사자 검사를 확인한 뒤 추가 조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환자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차 전수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건물 내 폐쇄회로(CC)TV 영상과 병원 입출입 명단을 확보하는 등 정확한 전파 경로를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감염 경로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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