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실상 ‘동업자 안씨가 주범’ 판단

[저작권 한국일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이한호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74)씨가 은행 잔고증명서 위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에서, 검찰은 최씨의 과거 동업자인 안모(58)씨를 사실상 주범으로 판단했다. 이미 관련 사기 사건으로 거액을 배상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안씨는 이번 수사를 통해 형사처벌이 더해질 처지에 몰렸다.

27일 의정부지검 형사1부(부장 정효삼)는 최씨와 안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4장의 잔고증명서를 위조하는 데 안씨가 개입했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와 안씨는 공모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관계자에게 부동산 정보를 얻으려 4장의 잔고증명서를 위조했다.

‘캠코 관계자’는 안씨가 당시 최씨 등을 상대로 부동산 투자금을 뜯어내려 사기를 벌이는 과정에서 “자신이 잘 알고 있다”며 속인 인물이다. 최씨 측은 그간 “안씨가 ‘캠코 관계자에게 보여주기만 하는 것’이라며 잔고증명서를 요구해, 위조 증명서를 만들어 주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수사 결과대로라면 안씨가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 주범이라는 최씨 측 주장에 힘이 실린다. 검찰 보도자료에도 안씨가 ‘A씨’라는 이름으로 기소 대상자 중 가장 앞머리에 적혀 있어, 검찰이 안씨를 주범으로 결론 내린 모양새다. 검찰은 사채업자로 알려진 임모씨 등에게 최씨 명의의 당좌수표를 제공하고 투자금을 빌리는 과정에서 위조 잔고증명서를 제시한 것이 안씨의 단독 범행이라고 봤다.

검찰 결론에 따른다면 그간 “최씨가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고 주장해 온 안씨는 재판 결과에 따라 추가 형사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안씨는 이미 부동산 투자금 사기로 최씨 등에게 고소를 당해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살았다. 형사에 이어진 민사 소송으로 손해배상 책임도 있다. 안씨가 피해자들에게 갚아야 하는 원리금은 약 95억원이다.

그간 안씨가 주장했던 것과 다른 사실이 밝혀질 가능성도 생겼다. 안씨는 자신의 사기 사건 재판에서 “최씨와 동업 관계였다”는 주장의 근거로 △최씨가 도촌동 땅 매입 과정에서 신탁회사에 잔고증명서를 제출한 정황 △임씨에게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임씨와 최씨가 통화한 정황 등을 제시했다. 법원은 이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지만, 이번에 검찰은 “그런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다른 판단을 내렸다.

실제 안씨가 “최씨에게 속아 잔고증명서가 진짜인 줄 알았다”고 하면서도 정작 고소를 하지 않은 경위를 둘러싼 궁금증이 있었다. 최씨 변호인 이상중 법무법인 원 변호사는 “현재까지도 잔고증명서로 피해를 봤다는 이해관계자의 고소가 없었다”며 “제3자가 진정서를 낸 사건에서 기소된 것 자체가 극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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