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226. 5,6개월 추정 암컷 내로
우리 생활 주변에서 살아가는 길고양이는 배고픔과 더위, 추위는 물론 각종 질병이나 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보호자가 없다는 이유로 학대까지 당하는 안타까운 사건들도 있는데요.
길고양이나 유기견 등이 한번 들어가면 나오지 못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출구를 찾기 어려운 고속도로나 고가도로입니다. 이들은 하염없이 길을 걸어도 좀처럼 나갈 곳을 찾지 못하고 결국 로드킬(도로에서 동물들이 차에 치어 생명을 잃는 일)로 희생되기도 합니다.
‘내로’(5,6개월 추정ㆍ암컷)도 올해 초 한 내부순환로 좁은 난간 위에서 웅크린 채 발견된 경우입니다. 내로가 어떻게 내부순환로 위까지 올라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다행히도 길을 지나던 동물권단체 카라의 활동가 눈에 띄었다고 합니다.
사실 고속도로나 고가도로에서 동물을 구조하는 일은 일반 구조보다 더욱 어렵습니다. 구조자가 고속으로 달리는 차량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또 구조에 실패할 경우 동물 역시 같은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카라의 활동가는 차마 발견한 고양이를 지나칠 수 없어 차를 갓길에 세운 뒤 케이지를 들고 고양이가 있던 자리로 5분 정도 되돌아갔습니다. 다행히도 고양이는 케이지 안으로 잘 들어와주었고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활동가들은 내부순환로에서 구조돼 내로라는 이름도 지어주었지요.
내로는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검진을 위해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사료와 간식을 후딱 먹어 치웠다고 합니다. 좁은 난간 위를 얼마나 걸었는지 손발이 다 닳아있었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범백(범 백혈구 감소증)이라는 병에 걸린 게 발견돼 안타깝게도 2개월 간 병원 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지금은 다 나아 카라의 보호소에 입소해 지내고 있습니다. 최혜정 카라 활동가는 “장소를 옮긴 탓에 지금은 조금 소심한 성격이지만 조금씩 호기심 많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장난꾸러기로 거듭나는 건 시간 문제로 보인다”고 말합니다.
작은 발로 도로 위 난간을 하염없이 걷다 생사의 기로에서 구조됐고, 범백이라는 병도 이겨 낸 아기 고양이 내로. 이제 내로에게 필요한 건 평생 함께할 ‘집사’입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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