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필요 판단 시 PCR검사 당부하고 이어
2주 내 30배 이상 감염 우려… 장기전 각오해야
‘긴급사태’ 선언 가능성엔 “아슬아슬한 벼랑끝”
세계금융위기 때 웃도는 긴급경제대책 마련 강조
경제 곤란 세대 현금 지급…일률적 지급엔 신중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9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과 관련한 기자회견 중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일본에서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미국과 유럽에 비해 현저히 적은 점 등을 둘러싼 은폐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대응에 대해 “이번 싸움은 장기전을 각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29일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 수가 적기 때문에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적고 실제로 물밑에서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들린다”는 질문에 “일본에서 숨기고 있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일본은 상당히 감염자 수도 적고 PCR 검사가 적다고 하는데, 나는 매일 (후생노동성에)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폐렴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사실은 코로나19로 사망한 게 아니냐는 말들이 있는데 전문가들에게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폐렴으로 사망한 분들에 대해서는 마지막에 컴퓨터단층(CT)촬영을 반드시 한다”며 “간질성 폐렴 증상을 보이면 코로나19가 의심되기 때문에 CT 촬영을 하고 세균성 폐렴으로 사망한 분들은 코로나19가 (사인이) 아니라는 설명을 듣고 납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을 거론하고 “한번 폭발적인 감염이 발생할 경우 구미의 사례를 추산하면 향후 2주간 30배 이상 늘어날 수도 있다”며 위기감을 부각했다. 이어 “일본은 미국, 유럽과 달리 아직은 겨우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금이라도 긴장을 풀면 감염이 언제 확대되어도 이상하지 않다”며 ‘외출 자제’ 등에 대한 국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회견 당일 도쿄에서 하루 63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정부가 ‘긴급사태’를 선언할 정도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현 단계는 긴급사태를 선언할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아슬아슬한 벼랑끝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일선 학교의 개학 방침에 대해선 “다음주 열리는 전문가회의에서 제언을 받아 판단할 것”이라며 재검토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자리에선 향후 10일 정도 내에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긴급경제대책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아베 총리는 “국세·지방세 감면, 금융조치를 포함해 모든 정책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중소·소규모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무이자 융자를 민간 금융기관에서 받을 수 있는 조치를 강구하는 것 외에 현금 지급 구상도 드러냈다.

다만 현금 지급 대상에 대해선 “중소·소규모 사업자나 프리랜서, 개인사업자, 그리고 생활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이 아주 많다”며 “그런 분들이 사업을 계속하고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현금 지급을 시행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세계금융위기 당시의 경험과 효과를 생각해 타깃을 어느 정도 두고 대담하게 실시해야 한다”며 모든 국민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방안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긴급경제대책안과 관련해선 세계금융위기 직후에 책정된 2009년 당시의 경제대책 규모(56조8,000억엔)를 웃돌 것이라고 했다.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해 주말에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은 지난달 29일, 이달 14일에 이어 세 번째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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