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도 ‘재난소득’ 갑론을박… “나쁜 정책” vs “다리 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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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도 ‘재난소득’ 갑론을박… “나쁜 정책” vs “다리 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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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3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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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오른쪽) 미국 하원의장이 27일 미국 의회에서 2조2,000억달러에 이르는 특별 예산 지원책을 담은 법안(CARES Act)을 든 채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각 법안에 서명해 이르면 3주 내로 연간소득 7만5,000달러 이하인 성인은 일률적으로 긴급구호 성격의 자금 1,200달러를 받는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27일(현지시간) 정식 발효한 1인당 최대 1,200달러(15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에 대해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경제 활동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있는 만큼 경제적 지원이 효과를 내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전례 없는 위기를 넘어서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 의회를 최종 통과된 총 2조2,000억달러(약 2,700조원) 규모의 ‘슈퍼 경기부양 패기지 법안’은 성인 1명당 1,200달러, 17세 이하 미성년자에게 500달러씩 구호자금을 지급하는 대책이 포함돼 있다. 단 연간소득 7만5,000달러(약 9,100만원) 이상부터는 점차적으로 지급 금액이 줄어드는(phase out) 구조다. 실업급여도 일시적으로 확대돼 6월까지 주당 600달러를 추가 지급하고, 프리랜서 등에 대해서도 지급하기로 했다.

이 같은 정책에 대해 보수 경제학자를 중심으로 날선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 조언자인 경제학자 아서 래퍼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런 정책은 헬리콥터 머니(돈을 직접 뿌리는 행위)로, 수혜자들이 일자리에 나갈 유인을 줄여 상황을 나쁘게 만들 뿐”이라고 주장했다. 래퍼는 급여세 감면과 대출 완화 정책을 취한 후 경제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반면 진보 경제학자로 분류되는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칼럼을 통해 경기부양이 아니라 위기를 넘기기 위한 ‘다리 놓기’가 목표인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크루그먼은 “이번 위기는 재정이나 통화정책으로 해소할 수 있는 통상적인 침체가 아니다”라며 “지금 정부 역할은 사람들을 일자리로 돌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재난에 의한 경제적 어려움을 피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긴급 자금을 지급하는 방식도 쟁점이다. ‘모든 성인에게 1,000달러’로 시작했던 일회성 긴급 구호자금 제안은 법안이 의회를 거치며 1,200달러를 지급하되 고소득층은 혜택이 줄어드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전 국민에게 일률적으로 구호자금을 지급하는 것이 위기에 처한 이들의 집중 지원보다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세계은행 수석경제학자를 지낸 페니 골드버그 예일대 교수는 “가장 위험한 사람들에게 자금이 집중되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고 평가한 반면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는 “사전선별은 비용과 시간이 들고 정말 필요한 이들이 배제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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