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무너지는 스포츠 현장]<3>상실감 커지는 팬들 
23일 잠실구장에서 두산의 청백전이 무관중으로 펼쳐지고 있다. 뉴스1

언제 진정될지 모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스포츠 팬들은 요즘 어디 하나에 관심을 둘 데가 없다. 전 세계 스포츠는 모두 중단됐고, 뉴스는 온통 코로나19 소식만 나온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희열 또는 성취감을 맛보기 위해 스포츠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은 그런 계기들이 차단됐다”며 “코로나19 관련 우울한 소식만 접하고 대인관계도 이어나갈 수 없는 상황에 처하다 보니까 팬들은 우울감이나 심리적 불만을 나타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배구 팬 김지형(24)씨는 “매일 아침 휴대폰으로 배구 기사를 보면서 하루를 시작했는데 일상의 중요한 뭔가가 빠진 느낌”이라며 “삶의 활력소가 하나 사라진 건 확실하다”고 하소연했다. 10년째 잉글랜드 프로축구 리버풀 팬인 임지우(25)씨는 “우승까지 2승만을 남겨 놓고 중단됐다”며 “허무하게 축구 커뮤니티를 통해 구단 상황을 접하면서 리그 재개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스포츠 활동이나 몸을 움직이는 활동 자체를 못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래 사람은 수렵 활동을 오래 해왔던 게 있어서 움직임에 대한 기대가 몸에 있는데, 이를 못하니 스트레스가 크고 고립감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이어 “신체적 활동을 대리로 채울 수 있는 경기 관람까지 어려워져 영향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정용철 서강대 스포츠심리학과 교수는 “팬들은 지금 스포츠의 부재를 통해 스포츠가 얼마나 소중했는지 깨닫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특히 관람을 즐기고 팀을 응원하던 사람들의 상실감이 크다”고 진단했다. 정 교수는 또한 “지금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이나 미국프로농구(NBA) 등 리그 순위를 두고 누가 이기냐는 얘기를 나눌 시점인데, 갑자기 다 사라진 상황이니까 상실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팬들은 과거 경기 영상을 돌려보면서 허전한 마음을 달래보려고 하지만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임 교수는 “재방송은 나름의 병폐가 있다”며 “예측 불가능한 스포츠를 예측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 재미를 떨어뜨린다”고 했다. 서 교수 역시 “옛날 경기를 돌려본다고 온전히 스포츠의 빈 자리를 채울 수 없다”며 “그저 견뎌내는 방법 말고 뚜렷한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포츠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