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종인 시작으로 서청원 손학규 등 올드보이들 돌아 와”
새누리당, 4년 전엔 김종인 영입한 민주당 보고 “총선용 무분별한 영입” 비판
더불어민주당은 27일 김종인(80)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미래통합당 합류에 “이를 시작으로 이른바 올드보이 들이 다시 등판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민주당에 영입된 4년 전에도 이미 70대 중반의 고령이었단 점에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종인, 서청원, 손학규가 누구인가. 길게는 독재정권 시절부터 정치를 해온 이들”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팔순인 김 전 대표를 비롯해 비례대표에 이름을 올린 서청원(77) 무소속 의원, 손학규(73) 전 바른미래당 대표를 저격한 것이다. 그러면서 “길고 긴 정치 세월을 자랑하는 이들에게 국민들은 묻고 있다. 그 긴 시간 동안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민주당 역시 4년 전에는 이처럼 ‘길고 긴 정치세월’을 자랑하는 김 전 대표를 당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전격 영입했었다는 점이다. 당시 당 대표를 맡고 있던 문재인 대통령은 김 전 대표를 “오늘날 시대정신인 경제민주화의 상징과도 같은 분”이라며 “우리 시대의 과제인 소득불평등 해소를 위해 유능한 정당을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김 전 대표는 총선 이후 민주당의 비례대표 의원으로까지 선출됐다.
통합당도 비슷한 비판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운 입장이다.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2016년엔 김 전 대표의 민주당 행(行)을 수위 높은 언어로 비판했다. 당시 신의진 대변인은 “그저 총선을 겨냥한 무분별한 영입”이라고 깎아 내렸다. 신 대변인은 김 전 대표에게도 “선거 때마다 자신의 입지를 위해 이 곳 저곳 기웃거리며 마치 자신만이 최고 전문가인 듯 처신하는 일을 국민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랬던 새누리당은 4년 후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김 전 대표의 서울 구기동 자택을 찾아 삼고초려까지 하면서 선거를 맡겼다. 황 대표는 전날 김 전 대표를 두고 “경제 전문가시다. 대한민국이 가장 어려운 게 경제 문제”라면서 “많은 전문적 활동을 통해 막힌 벽을 뚫은 경험이 있는 이 시대의 지혜로운 분”이라고 표현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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