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도차이나반도의 베트남ㆍ캄보디아ㆍ라오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공동 대응키로 했다. 향후 2주가 중대 고비라는 판단에 따라 방역ㆍ물자 공조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지구촌 전역에서 개별 국가별로 문을 걸어닫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27일 베트남뉴스통신(VNA) 등에 따르면 베트남ㆍ캄보디아ㆍ라오스 3개국 총리는 전날 연쇄 전화통화를 갖고 3국 공조 체제에 합의했다. 이들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의 단결ㆍ단합의 정신 아래 코로나19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과 상호 지원을 강화하자”고 의기투합했다. 국경을 폐쇄하고 물류와 인적 이동을 금지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필수적인 교류를 재개함으로써 위기 상황을 함께 극복하자는 취지다. 이날 기준으로 베트남에선 코로나19 환자가 153명 발생했고, 캄보디아와 라오스의 확진자는 각각 98명과 6명이다.
3개국의 이번 협력 결정은 내달 중순까지 남은 2주가 각국의 코로나19 확산세를 잡는 분기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주요한 유입 경로인 유럽ㆍ미국ㆍ한국 등과의 항공편은 계속 막되 상대적으로 감염 정도가 덜하면서 교류는 많은 인접 국가들과는 식량을 비롯한 필수품 교역과 함께 방역 협력을 강화해 향후 2주간의 고비를 최대한 버텨내기로 한 것이다. 실제로 3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닫았던 국경 문을 열기 시작했고 마스크와 식량 등이 오가고 있다. 평시에도 3국 간에는 하루 최소 5,000명 이상이 국경을 오가며 교역을 이어왔다.
최근 지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심각한 태국은 일단 역내 협력에서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태국은 111명이 전날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는 등 확진자가 1,045명까지 늘었다. 이미 전국적으로 357개의 검문소를 설치하는 등 ‘독자 생존’에 나섰다. 베트남 등 3개국 입장에선 어렵사리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세를 막은 상황에서 당분간 태국 쪽 국경은 막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을 법하다. 아세안 외교가 관계자는 “태국이 자국민 방역에만 집중하기에도 역부족인 상황이라 베트남 등 3개국만 별도로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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