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언급하며 “n번방 사건은 갑을 관계, 권력 문제”
임은정 울산지방검찰청 부장검사. 연합뉴스

임은정 울산지방검찰청 부장검사는 “ ‘n번방 사건’ 등에 광분한 대학 후배로부터 검찰은 왜 그렇게 관대하냐는 항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위계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조직문화로 인한 조직 내 성폭력 문제를 언급하고 나섰다. 임 부장검사는 자신의 관련 경험을 털어놓으며 “n번방 사건은 갑을관계, 권력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임 부장검사는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별장 성접대 받으며 야동 찍던 간부가 법무부 차관이 되고 검찰총장도 될 뻔한 검찰인데, 뭘 놀라냐고 눙치듯 얼버무렸습니다만, 저도 많이 민망하고 화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도) 검찰 구성원이기도 하고, 성폭력 피해자기도 하니까”라고 덧붙였다. 임 부장검사는 앞서 ‘꽃뱀 같은 여검사’라거나 ‘헤픈 여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고 밝힌 바 있다. 모두 상사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가 벌어진 일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또 과거 성추행 사건 피해자인 자신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운 적도 있다고 했다. 임 부장검사는 “사학비리를 감싼 교육부 감사관 검찰 복귀 반대 기자회견 뉴스를 읽다가 낯익은 이름에 당황했다”며 “2001년 부장검사에게 입맞춤 봉변을 당했을 때 제가 부장에게 뽀뽀했다고 우겼던 수석선배가 이 문제의 감사관”이라고 했다. 그가 지목한 이는 검사 출신으로 2015년 사직서를 내고 자리를 옮긴 김청현 교육부 감사관이다. 최근 교육단체에서는 김 감사관이 임기를 마치고 검찰로 복귀할 움직임을 보이자 직무유기 등의 반대 성명을 냈다.

임 부장검사는 “n번방 사건 등 성폭력 사건은 표면적으로 남녀의 문제인 듯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데 갑질, 유권무죄, 전관예우와 그 본질이 다를 바 없는 갑을관계, 권력의 문제”라고 했다. 우리 사회에 뿌리깊은 남성 중심문화가 이번 사건을 낳은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이어 “검찰이 이 지경이라 많이 죄송합니다만 고장 난 저울을 고쳐보려는 수리공들이 검찰 내부에 있다”며 “사회와 검찰을 포기하지 말고 감시와 질책, 격려와 응원을 계속 부탁 드린다”고 덧붙였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