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당국이 26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마약밀매 혐의로 기소했다. 국가 원수에 대한 기소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은 뉴욕과 마이애미의 최고 연방검사 등과 함께 일명 ‘마약테러’를 한 마두로 대통령 기소 사실을 발표했다. 함께 마약밀매 혐의 등을 받는 베네수엘라 정부와 정보 당국, 콜롬비아에서 가장 큰 반군 단체인 ‘무장혁명군’(FARC) 등의 관계자 십여명에 대한 수사 결과도 내놨다. 마두로 대통령 등이 FARC와 공모해 200~250톤의 코카인을 미국으로 넘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 체포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자에게 1,500만달러(약 184억원)의 보상금까지 걸었다.
이번 기소 결정으로 미국과 베네수엘라 양국간 긴장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NYT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마두로 대통령을 ‘사악한 통치자’로 칭하면서 “그의 횡포가 박살 날 것”이라고 공언한 지 한달 만에 기소가 결정됐다고 해설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줄곧 마두로 대통령의 퇴임을 압박해왔다.
베네수엘라 경제의 핵심이었던 석유 산업의 붕괴로 마두로 대통령이 정권 유지를 위해 갈수록 더 마약 거래에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은 그간 베네수엘라 안팎에서 쏟아졌다. 지난해 타렉 엘 아이사미 전 부통령은 국제 마약 밀매에 가담한 혐의로 미 맨해튼 연방법원에 기소됐고, 마두로 대통령의 조카 두 명은 마약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현재 미국에서 복역 중이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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