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의회에서 25일 상원이 사상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 법안을 통과시켰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發) 실업대란이 현실화했다. 지난주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역대 최고치인 3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전 기록인 1982년 2차 오일쇼크 당시(69만5,000명)보다도 4.7배나 많은 수치다.

미 노동부는 26일(현지시간) 지난 1주일(15일~21일)간 328만3,000명이 실업수당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전주(28만1,000명)와 비교하면 무려 12배가 불어난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실업 문제를 보여주는 첫 통계자료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전역의 식당, 호텔, 이발소, 체육관 등이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늦추기 위해 폐쇄된 영향으로 분석했다. 뉴욕ㆍ오레곤 등 몇몇 주(州)에서는 실업급여를 신청하려는 해고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몇 시간씩 전화로 대기하거나 신청 웹사이트에 접속이 안 되는 일들도 벌어졌다.

외신들은 현실은 이 수치보다도 심각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파트타임 노동자나 자영업자, 긱 이코노미 노동자 등 실업수당을 받지 못하는 계층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는 이들이 실업수당 신청자보다 훨씬 많다는 의미다. WP는 이번 주에도 백만 건이 넘는 실업수당 청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이달 4월까지 4,00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경제학자들의 분석도 보도했다. 전날 미국 상원이 2조2,009억달러(약 2,7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실제 시행까지는 적어도 6주가 걸려 당장 직면한 실업대란을 풀긴 어렵다.

이런 가운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은 이날 NBC뉴스 ‘투데이 쇼’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경기침체에 들어간 것 같다”고 현 경제 상황을 진단했다. 다만 신용경색이 발생하지 않도록 연준이 강력한 대처를 취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달에만 기준금리가 두 차례 내려가 미국은 거의 ‘제고 금리’ 상태가 됐다. 파월 의장은 “우리 경제의 근본 여건은 문제가 없고 지금 독특한 사태에 빠졌다”면서 “특정 시점이 되면 바이러스 확산도 막고 다시 확신이 생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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