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확진자 38%가 해외 유입
입국 후 지역사회 전파 우려 커져
10명중 6명만 위치확인 앱 설치
무단이탈 적발 사례 하루 한건꼴
정세균 국무총리가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유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무증상 입국 후 뒤늦게 확진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규모로 계속 발생하고 있다. 공항검역 강화로 외부 불길을 막아도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에 구멍이 뚫릴 경우 지역사회 감염이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상황. 이 같은 우려가 커지자 당국은 “무관용 원칙” “코드제로(가장 긴급한 상황)” 등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자가격리 무단이탈자에 대한 강력 대응에 나섰다.

26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종 코로나 신규 확진자 104명 중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는 39명(37.5%)이다. 유럽 25명, 미주 11명, 중국 이외 아시아를 다녀온 이들 중 3명이 확진됐다. 이전에 양성 판정을 받은 사례 중 이날 해외유입으로 재분류된 18명까지 합하면 누적 해외유입 확진환자는 총 284명이다. 신규 확진환자 중 해외유입 환자 비율은 23일만 해도 28.4%였으나 이후 급격히 증가해 전날 51.0%를 기록했다.

입국한 뒤 지역사회에서 양성판정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아 지역사회 전파에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누적 확진자 중 8% 안팎이 발열ㆍ기침 등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인 만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역사회 곳곳에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수 있어서다. 이날만 해도 해외유입 확진자의 23.1%(9명)가, 전날엔 33.3%가 지역사회에서 확진됐다.

계속 되는 자가격리 무단이탈은 해외발 위기상황에 기름을 붓고 있다. 이달 13~24일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적발된 무단이탈 사례는 11건에 달한다. 그러나 자가격리자 중 위성항법장치(GPS)로 위치 확인이 가능한 이 앱을 설치한 비율(60.9%)이 절반을 겨우 넘기고,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 적발한 건수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걸 고려하면 실제 무단이탈 규모는 더 클 수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부는 서둘러 자가격리 강화 방안을 내놨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 회의에서 “자가격리는 법적 강제조치이며 정당한 사유 없는 위반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사유가 충분치 않은 경우에 내국인은 고발하고, 외국인의 경우엔 강제 출국시키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중안본은 구체적으로 자가격리를 벗어난 상황을 목격한 이웃 주민들이 안전신문고와 신설될 지자체별 신고센터를 통해 신고할 수 있게 했고, 무단이탈이 확인되면 경찰은 ‘코드제로’를 적용해 긴급 출동한다고 발표했다. 코드 제로는 0~4까지 5단계의 112 신고 분류 가운데 가장 위급한 사안을 뜻한다. 무단이탈한 내국인에겐 자가격리 생활지원비(4인 가족 기준 123만원)가 지급되지 않는다. 그동안엔 자가격리자가 동의해야 자가격리자 앱을 설치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 유럽ㆍ미국발 입국자는 이 앱을 설치해야 입국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인천국제공항 옥외공간에 16개의 도보 이동형(워킹스루) 선별진료소를 마련, 이날 오후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공중전화 부스 크기의 진료소 안으로 입국자가 들어가면 의료진이 벽에 부착된 장갑에 손을 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이다. 검체 채취 속도(1시간에 12명)가 일반 선별진료소보다 6배, 승차(드라이브스루) 검진과 비교해선 2배 정도 빠르다.

그러나 일각에선 해외유입을 최소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1시간 안에 진단이 가능한 검사장비를 공항에 도입하고 전수검사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향후 상황을 보고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유럽 수준의 검역 관리를 시행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유럽 입국자 1만명 당 확진자는 56.4명으로 미주(8.1명)의 약 7배다.

세종=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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