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30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단한 신입·경력사원 채용 절차를 재개한다. 채용 정상화를 위해 해외인재에 한해 적용해 온 화상면접을 일반·연구직까지 확대키로 한 것이다. 하지만 실기 평가와 토론 면접, 그룹활동 등 전형 과정에 오프라인 참석이 필수인 채용부문은 이번 채용에서 제외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올해 입사 예정자 70여명에게 입사일정 연기를 통보했다. 지난해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통해 선발된 인원들이다. 당초 이달 입사 예정이었지만, 입사가 한 달 연기된 데 이어 잠정 연기 통보를 받게 됐다. 지난해 말 입사한 아시아나항공 객실 승무원 70여명도 현재 전원 무급휴직 상태다.
코로나19가 채용시장까지 감염시키고 있다. 일부 기업에선 화상면접 도입 등으로 선발 일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기대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부에선 코로나19 여파에 기업들의 경영상태가 악화되면서 올 상반기는 최악의 취업시즌으로 기록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일부 기업들이 코로나19로 멈췄던 채용 절차를 다시 밟고 있다. 현대차 외에도 삼성전자가 19일 반도체 분야 51개 직무에 역대 최대급 채용을 하겠다고 공고한데 이어 롯데 포스코 SK 두산 현대오일뱅크 등도 원서접수에 들어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채용 규모는 예년보다 크게 줄 전망이다. 취업사이트 사람인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달 말 기준 채용공고가 전년동기 대비 29.8% 감소했다. 잡코리아가 최근 인사담당자 489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서도 응답기업 중 74.6%가 채용 계획을 미루거나 취소했다고 답했다. 실제 한화파워시스템은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진행 중인 채용을 점정연기했다. LG디스플레이나 KT도 수시채용과 조직슬림화 등을 이유로 인력 충원을 미루고 있다. 예년 같으면 이맘때 채용공고에 들어갔던 항공사들은 대부분 세부일정을 못 잡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공채를 진행했던 신한과 기업, 우리은행 등 은행권도 추후 일정이 백지 상태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 임원은 “코로나19여파로 희망휴직에 이어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까지 해야 할 판이어서, 신입 채용은 생각하지도 못하고 있다”며 “하반기 실적 개선이 이뤄지면 필요한 인원은 신입보다는 경력 위주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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