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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잃은 시인의 문학 향한 사모곡…윤석산 시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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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잃은 시인의 문학 향한 사모곡…윤석산 시전집

입력
2020.03.26 15:04
수정
2020.03.30 13: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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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산 제주대 명예교수. 시와 실천 제공
윤석산 제주대 명예교수. 시와 실천 제공

윤석산(石山ㆍ74) 제주대 명예교수의 시와 인생을 총망라한 시전집이 출간됐다.

출판사 시와 실천은 26일 ‘아세아의 풀꽃’ ‘벽 속의 산책’ ‘말의 오두막집에서’ ‘나는 왜 비속에 날뛰는 저 바다를 언제나 바다라고만 부르는 걸까’로 이뤄진 윤석산 시전집 1차분을 출간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집은 기존에 펴낸 시집 각 권 말미에다 창작 당시의 자서전과 시인이 직접 밝힌 ‘나의 시 의도’를 덧붙여 독자들의 접근과 이해를 쉽게 한 것이 특징이다. 과거에 쓴 작품이 다수인 점을 감안해 주제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에 맞도록 시 자체도 대폭 수정, 개작했다. 모든 산문은 구어체와 경어체로 써 누구나 편안히 읽을 수 있도록 했다.

1946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1972년 ‘시문학’으로 등단한 뒤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왔다. 1998년 계간문예지 ‘다층’을 창간하고 1999년에는 ‘전국 계간 문예지 편집자회의’를 만들었고, 2000년에는 한국문학도서관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1999년 윤동주문학상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86년 제주대 사범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부임해 2011년 퇴임할 때까지 25년간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8권의 시집과 더불어 6권의 문학이론서도 펴냈다.

특히 2009년 뇌수막종 수술을 하고 2014년에 후두암 수술로 성대를 절제, 2017년에는 만성 백혈병에 걸려 투병을 하는 와중에도 문학을 향한 끈을 놓지 않았다. 출판사 측은 “역경과 병고를 극복해온 시인의 창작 태도는 새로운 문학과 학문 풍토 조성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100세 시대로 접어드는 우리 사회 전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여름에는 ‘다시 말의 오두막집 남쪽 언덕에서’ ‘우주에서 우리가 지운 말들이 가득 떠돌고 있다’ ‘존재하지 않는 존재의 통증’ ‘소리구경 가세’로 이뤄진 시전집 2차본이 출간될 예정이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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