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규모가 1조원대에 달하는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라임 사태)을 촉발시킨 핵심 인물로 꼽히는 이종필 전 부사장에 대해, 검찰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수배를 요청했다. 4개월째 도피 중인 이 전 부사장이 국외로 밀항했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겠다는 것이다.
26일 서울남부지검은 이 전 부사장에 대해 경찰청을 통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적색수배는 인터폴이 내리는 수배(notice) 중에서 가장 높은 단계다.
이 전 부사장은 라임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해 11월 코스닥 상장사 리드의 800억원대 횡령 혐의에 연루돼 수사를 받던 중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잠적했다. 아직까지 그가 공항이나 항만을 통해 출국한 단서는 확보되지 않았다.
다만 검찰은 이번 인터폴 적색수배 요청이 이 전 부사장의 해외 도피를 확인해서 이뤄진 조치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혹시나 이 전 부사장이 외국으로 도주한 경우에 대비해 이뤄진 조치”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부터 이 전 부사장에 대한 출금금지 조치가 내려져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검찰은 그가 아직은 국내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부사장 외에도 라임 사태 관련자들인 김모 메트로폴리탄 회장, 김모 수원여객 재무이사에 대해서도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김 회장은 라임이 메트로폴리탄에 투자한 2,500억원 중 2,000억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이사는 라임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모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함께 수원여객 자금 16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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