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잠수함 선발 박종훈. SK 제공

국제 대회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잠수함 선발투수’ 박종훈(29ㆍSK)은 2020 도쿄올림픽 1년 연기를 아쉬워하면서도, 자신 보다 올림픽만을 바라보고 4년간 달려온 일반 종목 선수들을 더 걱정했다.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만난 박종훈은 “올림픽 연기 소식을 듣고 아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야구는 그래도 시즌을 치르는 도중 대표팀에 차출되니까 좀 나은데, 올림픽만 바라봤던 다른 종목 선수들의 아쉬움이 더욱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상무 시절 친하게 지냈던 선수들이 유도, 럭비, 수영 종목 등에 있어 마음이 쓰인다”고 덧붙였다.

프로야구에서 가장 낮은 릴리스포인트로 공을 던지는 박종훈은 국제 대회에서 상대 타자들에게 낯선 투구 폼으로 위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11월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미리어12 예선라운드 쿠바전에서 4이닝 무실점, 슈퍼라운드 멕시코전에서 4.1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 시즌 막판 9월 3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한 탓에 마음이 무거웠던 박종훈은 프리미어12 대회를 계기로 다시 자신감을 찾았다. 또 김경문 대표팀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아 ‘도쿄행’ 청신호를 켰다. 하지만 2020시즌을 준비하면서 올림픽 무대는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박종훈은 “성적이 좋고 야구를 잘해야 대표팀에 뽑힐 수 있으니 시즌을 준비하는데 집중했다”며 “시즌 때도 물론 잘해야 하지만 태극마크를 달 때는 더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5년부터 SK의 풀타임 선발로 활약한 박종훈은 지난해 8승(11패)에 그쳐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지 못했다. 평균자책점은 3.88로 2015년 이후 가장 낮았지만 승수에 만족 못해 올해는 당차게 ‘15승’을 외쳤다. 최고의 시즌을 보내기 위해 꺼낸 카드는 ‘몸쪽 승부’다. 박종훈은 “스프링캠프에서 백도어 커브(스트라이크 존 바깥쪽에서 안으로 휘어 들어오는 커브) 연습을 많이 했다”며 “지금 청백전에서도 실전처럼 몸 쪽 공을 많이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구 수를 70개까지 끌어올린 박종훈은 4월부터 당장 시즌을 치를 수 있을 정도로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언제 개막할지 불투명하고, 경기 일정도 빡빡할 수 있는 상황은 개의치 않았다. 그는 “투구 후 회복 속도가 빨라 5일 간격 등판도 문제 없다”며 “유희관(두산) 형과 내가 리그에서 가장 느린 공을 던지는데, 전혀 힘들 게 없다”고 웃었다.

인천=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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