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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자리에서 직원의 허벅지를 쓰다듬은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 판결을 받았던 50대 남성이 대법원에서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6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52)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한 미용업체 대표로, 2016년 2월 해당 업체 가맹점을 운영하는 B씨 등과 회식을 하던 중 B씨에게 귓속말로 “일하는 것 어렵지 않냐, 힘든 것 있으면 말하라”고 속삭이면서 B씨의 볼에 입을 맞추고 허벅지를 쓰다듬은 혐의를 받는다.

1심은 A씨의 행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A씨의 행위가 강제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A씨가 B씨의 허벅지를 쓰다듬을 때 B씨가 가만히 있었다’는 주변인 진술로 미루어 “폭행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유형력 행사가 없어 강제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심은 이 같은 행위가 기습추행(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 추행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접촉 자체가 추행이 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단지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해서 모두 기습추행으로 보게 되면 형벌법규의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심히 훼손하는 결과가 초래된다”고도 지적했다. 2심 재판부는 입을 맞춘 행위에 대해서도 ‘허벅지를 쓰다듬긴 했지만 입을 맞추는 건 보지 못했다’는 주변인 진술을 근거로 유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대법원은 “기습추행의 경우,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기만 하면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하며 이 또한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또 “피해자가 즉시 거부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해도 강제추행죄의 성립에는 지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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