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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대통령’이라던 트럼프, 뒤에서는 동맹국에 지원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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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대통령’이라던 트럼프, 뒤에서는 동맹국에 지원 요청

입력
2020.03.25 19:35
수정
2020.03.25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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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에 의료기기 지원을 요청한 사실을 의도적으로 알리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전시 대통령’을 자처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를 자화자찬하는 데 급급한 것과 궤를 같이 하는 모습이다.

미국 CNN방송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게 의료장비 지원을 요청했다”면서 “코로나19와의 싸움이 미국의 대응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대조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겉으로는 자국의 코로나19 대응 준비와 조치를 자평했지만, 실제로는 동맹국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CNN방송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의료기기 지원을 요청해놓고 이 같은 사실을 은근슬쩍 뭉개고 있는 점을 꼬집었다. 청와대는 한미 정상 간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국내 여유분이 있으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CNN은 “하지만 백악관은 해당 통화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정부의 양면성을 지적했다.

미국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의료장비를 지원해달라고 부탁한 것은 한국만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미 국무부가 각국 주재 대사들을 통해 동유럽과 유라시아 국가들에게 의료장비와 보호 장비의 미국 수출을 늘려줄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국무부의 한 고위관리는 “외교관들에게 해당 국가의 장비 제조 능력과 여유분 여부를 확인할 것을 요청했다”며 “그것(여유분)이 미국에서 필요한 지역이나 기관으로 연결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공급 상황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 의료기기가 부족하다는 정황은 여러 곳에서 관측된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24일 “민간 영역에서 생산을 늘리기 전까지 미군은 의료장비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도 같은 날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현재까지 인공호흡기 400개를 보내줬다”면서 “3만개가 필요한 상황에서 400개로 무엇을 할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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