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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방역 비상… ‘워킹 스루 진료소’ 설치 놓고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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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방역 비상… ‘워킹 스루 진료소’ 설치 놓고 혼선

입력
2020.03.25 18:00
수정
2020.03.26 00:00
4면
0 0

안전성 논란에 장소 결정 우왕좌왕

25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교통센터 앞에 도보 이동형(워킹 스루) 선별진료소가 설치되고 있다. 이환직 기자
25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교통센터 앞에 도보 이동형(워킹 스루) 선별진료소가 설치되고 있다. 이환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해외유입 환자가 급증하면서 공항 방역전선에 비상이 걸렸지만 인천국제공항에선 도보 이동형(워킹 스루) 선별진료소 설치 문제를 두고 혼선을 빚고 있다. 방역당국이 시기나 장소, 방법을 결정했다가 뒤집거나 결정을 미루면서 현장에선 우왕좌왕하는 실정이다.

2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워킹 스루 선별진료소는 당초 인천공항에 약 40개를 설치해 이날부터 운영할 예정이었다. 세계 각지에서 확진자가 무섭게 쏟아지고 있어 진단검사 대상 입국자가 늘어남에 따라 공항에서 검체 채취를 신속히 진행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입국자가 소독제에 노출되는 등 워킹 스루 선별진료소의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설치가 늦어져 이르면 26일 오후 또는 27일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설치 장소도 당초 인천공항 장기주차장 등이 거론되다가 이날에서야 교통센터 앞으로 결정됐다. 방역당국은 이날 오후부터 천막과 컨테이너 설치에 들어갔다.

당초 공중전화 부스처럼 밀폐된 구조의 선별진료소를 설치하려던 계획도 이날 철회했다. 내부 오염 문제 때문인데, 대안으로 야외 선별진료소가 선택됐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앞서 밀폐된 구조의 워킹 스루 선별진료소에 대해 “검체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대상자(입국자)가 재채기나 기침을 하기 쉽고 이 경우 내부에 침, 콧물 등이 튈 수 있어 잘 닦아내야 하지만 쉽지 않고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상자와 의료진을 완전히 분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환경 관리가 어렵다 보니 검체가 오염돼 가짜 양성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25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교통센터 앞에 도보 이동형(워킹 스루) 선별진료소가 설치되고 있다. 이환직 기자
25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교통센터 앞에 도보 이동형(워킹 스루) 선별진료소가 설치되고 있다. 이환직 기자

워킹 스루 선별진료소 검사 대상도 전수 진단 검사 대상인 유럽발 입국자와 유증상 내외국인에서 내국인을 제외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전체 입국자의 80~90%를 차지하는 내국인을 포함할 경우 업무에 과부하가 걸릴 가능성 때문이다. 앞서 22일 0시부터 유럽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입국자들이 공항에서 장시간 대기하는 혼란이 벌어졌다. 현재 유럽발 입국자는 하루 1,000~1,500명 수준으로 이중 약 10%가 외국인이다. 정부는 27일 0시부터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유증상 내외국인은 검역소에서 대기하면서 진단검사를 받게 하는 검역강화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전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 100명 중 51명(외국인 7명)이 해외유입이었다. 이중 유럽이 29명, 미국이 13명으로 2개국이 82.3%를 차지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워킹 스루 선별진료소의 운영방식과 규모 등은 최종 검토를 거쳐 26일 오전 중에 공개할 예정”이라며 “우선은 26일 오후 가동을 목표로 설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종도=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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