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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진학률 1%P 올라 10년 유지 땐 인근 집값 14%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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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진학률 1%P 올라 10년 유지 땐 인근 집값 14% 뛴다”

입력
2020.03.25 20:30
수정
2020.03.26 09:4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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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재정硏 “강남 3구 집값 우위 절반은 교육 변수 영향”

2013~2015년 고등학교별 서울대 진학률. 원 크기가 클 수록 서울대 진학률이 높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제공
2013~2015년 고등학교별 서울대 진학률. 원 크기가 클 수록 서울대 진학률이 높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제공

서울 시내 고등학교의 서울대 진학률이 1%포인트 올라 10년 이상 지속된다면, 해당 학군의 주택가격이 14%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와 서울 시내 나머지 지역 간 주택가격 차이의 약 절반 정도는 이 같은 교육 수준 및 환경 격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25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월간 재정포럼 3월호’에 실린 송경호 부연구위원의 ‘교육환경과 이웃주민 구성으로 인한 주택가격 프리미엄’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시내 고교의 서울대 진학률 상승은 인근 집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교육청 교육통계연보 등 자료를 활용해 △주택 특성 △주요 시설ㆍ지점까지의 거리 △학교 특성 △인구학적 특성 △주변 편의시설 등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경제 모형으로 분석한 결과다.

연구에 따르면, 학교의 입시성적이 한 해 반짝 오를 때 집값 영향은 미미했지만 개선된 성적이 장기간 유지되면 누적 효과가 상당했다. 다른 변수들을 통제했을 때, 한 고교의 1년간 서울대 진학률이 1%포인트 높아지면 인근 지역 집값은 1.5% 오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1%포인트 오른 서울대 진학률이 한 해에 그치지 않고 10년 동안 유지될 경우 주택가격은 14%나 상승했다. 사람들이 학군을 고려해 주거지를 선택할 때 최근 성적뿐 아니라 과거의 기록, 즉 ‘명문고’ 여부를 중요시하는 셈이다.

강남3구와 나머지 서울 지역의 주택가격 차이 요인
강남3구와 나머지 서울 지역의 주택가격 차이 요인

보고서는 이런 분석 결과를 토대로 강남3구와 나머지 22개구 간 평균 집값 격차에서 교육 관련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을 따로 추산했다. 강남3구와 나머지 지역의 80㎡ 주택 평균가격은 3억6,169만원 차이인데, 이중 절반 가까운(47.2%) 1억7,095만원이 △서울대 진학률 △주민의 학력 수준 △사설학원 밀집도에 따라 결정된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실제 강남3구 고교의 서울대 진학률(2.0%)은 나머지 22개구 고교 평균(0.6%)보다 3배 이상 높다. 이 차이가 집값 격차에 기여하는 정도는 1억633만원이었다. 서울대 진학률로만 평균 집값 차이의 29.4%가 결정되는 셈이다.

40대 인구 중 대졸 이상 비율은 강남3구가 70.0%, 나머지 지역이 43.4%인데, 이는 평균 집값을 5,366만원 벌어지게 만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집값 차이 중 878만원은 강남3구 주택의 인근 사설학원 개수가 나머지 지역보다 18개 더 많은 데서 비롯됐다.

또 보고서는 서초구와 동작ㆍ관악구를 같은 학군으로 묶으면, 서초구 집값이 6% 가량 떨어지고 동작ㆍ관악구는 3.5% 오를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 경우 두 지역의 주택가격 중간값 격차도 13%나 감소했다. 학군만으로도 집값이 크게 차이 나는 걸 보여주는 분석이다.

송경호 부연구위원은 “도시 계획에 교육, 주택정책을 입안할 때는 각 정책이 학교 성적, 학군의 영향력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사전에 고려해야 한다”면서 “정부의 교육정책이 의도치 않게 지역적 편차를 심화시킬 여지가 없는지도 점검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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