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6일 실업수당 청구 발표 등 변수… “투자심리 다시 얼어붙을 수도”
파격적인 규모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세계 증시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는 87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코스피도 연 이틀 급등하며 1,700선을 회복했다. 각국 정부가 쏟아낸 경제대책들이 패닉 상태에 빠진 투자심리를 진정시키는 데 성공한 모양새다. 그러나 아직도 곳곳에 위험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어 ‘불안한 숨고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89% 오른 1,704.76에 거래를 마감했다. 1,700선을 회복한 것은 7거래일 만이다. 밤사이 뉴욕증시의 폭등 소식에 시작부터 3% 넘게 올랐다. 오후 들어 미국 정부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추진한 2조 달러(약 2,500조원) 규모 부양책에 상원과 백악관이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폭은 더욱 확대됐다. 코스닥도 5% 넘게 오르며 500선을 탈환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전날 14거래일 만에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하며 숨을 고른 개인들은 하루 만에 4,499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3,360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날 10% 넘게 오른 삼성전자는 개인들의 매수행렬이 이어지며 이날도 3.62% 급등했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올랐다. 올림픽 연기가 확정된 일본은 닛케이225지수가 8.04%뛰며 26년 만에 최대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전날보다 2.17% 올랐다. 전날(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11.3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 지수는 각각 9.38%, 8.12% 폭등했다. 다우지수 상승률은 1933년 이래 최대치다.
반등 분위기가 이어지자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 아니냐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투자신탁회사 글렌메드의 제이슨 프라이드 투자 전략이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시장은 경기부양책에 따른 전망에 분명히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노보그라츠 갤럭시 디지털 대표는 CNBC에 “변동성이 상당 부분 해소돼 불안이 막바지인 느낌”이라고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현재 진행형’인 만큼 경계심을 거둬선 안 된다는 의견이 더 많다. 경기부양책의 실효성이나 국제유가 상승세 등 예의주시해야 할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후퇴의 폭과 깊이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들이 속속 발표되면서 투자심리가 다시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26일 발표를 앞둔 미국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용쇼크로 인한 미국 경기침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경계심리가 유효하다”고 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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