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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업자 긴급자금 신청 첫날 대구에선… 새벽3시40분부터 줄 100m 장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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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업자 긴급자금 신청 첫날 대구에선… 새벽3시40분부터 줄 100m 장사진

입력
2020.03.25 17:55
수정
2020.03.25 20:0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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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진흥공단 대구북부센터 르포

대구지역 자영업자들이 25일 긴급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대구 북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앞에서 번호표를 받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이날 900여명이 넘는 이들이 줄을 섰지만 800명의 시민들만 대출신청이 가능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대구지역 자영업자들이 25일 긴급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대구 북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앞에서 번호표를 받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이날 900여명이 넘는 이들이 줄을 섰지만 800명의 시민들만 대출신청이 가능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25일 대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북부센터입구에는 1층 건물 밖 도로에서부터 이어진 대출 신청 자들이 발 디딜 틈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25일 대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북부센터입구에는 1층 건물 밖 도로에서부터 이어진 대출 신청 자들이 발 디딜 틈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새벽 3시40분에 도착한 덕분에 첫 번째로 신청을 했습니다.”

25일 오전 9시50분 대구 북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북부센터 앞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계가 막막해진 영세업자들이 100m 넘게 늘어서 있었다. 일부는 아예 돗자리를 깔고 앉아 있었다. 1시간이 지난 10시50분 800번 번호표를 나눠준 공단 직원이 “뒤에 줄 서신 분들은 내일 오시라”고 안내하자 고함이 터져나왔다. 번호표를 받은 영세업자들은 모두 실낱 같은 희망에 기대고 있었다. 400번대 번호표를 받은 30대 여성은 “장신구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져 폐업 직전까지 와있다”며 “은행 문턱은 높고 담보도 없어 고민하던 차에 긴급자금을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이날부터 시범적으로 전국 62개 지역센터를 통해 신종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업자에게 긴급자금 원스톱 직접대출신청을 받으면서 새벽부터 소상공인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중소ㆍ중견기업이 99%나 되는 대구는 신종 코로나로 경제까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대출금리가 1.5%에 불과한 이 긴급자금은 일반지역이 1,000만원에 5년 상환 조건인데 비해 대구와 경북 경산, 청도, 봉화 등 특별재난지역은 1,500만원에 7년 상환이다. 또 신청 5일 내 대출금을 받을 수 있어 영세업자들의 주름살이 살짝 펴지고 있다.

영세업자들의 궁금증은 대출 기준에 쏠렸다. 한 직원이 “신용등급 1~3등급은 시중은행, 4~6등급은 기업은행이 대출해주고 4등급 이하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직접 대출을 한다”고 공지해도 질문은 끊이지 않았다. 한 50대 남성은 “신용보증재단 대출도 2.5% 금리에 상환 기간이 5년이라 큰 차이가 없다”며 자리를 뜨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800번 번호표를 받은 여성은 “경기가 파탄난 지금 1% 금리 차이가 얼마나 큰지는 직접 겪어본 이들만 알 것”이라며 “1,000만원으로 2달 정도는 버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40대 후반의 남성은 1,500만원 긴급대출을 하러 왔지만 신용등급이 너무 높아 신청이 좌절됐다. 그는 2등급이었으나 4~10등급만 가능했다.

이날 일부 노인은 “마스크를 구매하는 줄 알았다”며 뒤늦게 투덜대고 귀가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25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북부센터에서 마지막 대출 상담 번호인 800번을 받은 여성은 "오전 8시40분에 줄을 서서 간신히 대출 상담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어려운 시기에 단비같은 좋은 기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25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북부센터에서 마지막 대출 상담 번호인 800번을 받은 여성은 "오전 8시40분에 줄을 서서 간신히 대출 상담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어려운 시기에 단비같은 좋은 기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이선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북부센터장은 “인원이 부족하고 신청자가 많아 혼란이 있었지만 다음주부터는 정상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신청자가 몰리지 않도록 27일부터는 인터넷으로도 접수를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와 별개로 신종 코로나로 휴업을 권고한 다중밀집시설 중 연매출 3억원이하 자영업자 18만명 안팎에 대해 일괄적으로 100만원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23일 기준으로 대구지역 체력단련장과 무도학원, 영화관, 소극장 등 1,289곳을 점검한 결과 78.6%(1,013곳)가 문을 닫았고, 유흥시설과 노래연습장, PC방 중 점검이 끝난 3,261곳 중에는 72.2%(2,354곳)가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방역 못지않게 지역경제 방역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기업이 무너지지 않도록 방어 수단을 최대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북부센터 직원이 25일 센터를 찾은 영세상인들에게 대출 신청 전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북부센터 직원이 25일 센터를 찾은 영세상인들에게 대출 신청 전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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