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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네티즌들 “2년 전 ‘중국판 n번방’도 회원 명단 공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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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네티즌들 “2년 전 ‘중국판 n번방’도 회원 명단 공개하라”

입력
2020.03.25 11:19
수정
2020.03.25 19:0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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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요구’ 웨이보 조회수 5800만… “어디에 청원하나” 묻기도

‘중국판 n번방’ 사건으로 불리는 2년 전 음란물 동영상 유포 사건으로 구속된 왕모씨가 언론 인터뷰에서 “범죄인지 몰랐다”고 말하고 있다. CCTV 캡처
‘중국판 n번방’ 사건으로 불리는 2년 전 음란물 동영상 유포 사건으로 구속된 왕모씨가 언론 인터뷰에서 “범죄인지 몰랐다”고 말하고 있다. CCTV 캡처

한국의 ‘n번방 사건’이 중국 네티즌들을 각성시켰다. ‘중국판 n번방’ 사건으로 불리는 2년 전 성관계 동영상 파문 당시 남성 회원들의 명단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뒤늦게 빗발치고 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선 25일 현재 ‘91웹사이트 회원 명단 공개를 청원합니다’는 글의 조회 수가 이틀만에 5,800만건을 넘어섰다. 남성 왕모씨가 2015년 한 웹사이트에 여성 100여명과의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으로 올려 2018년 초까지 2년여간 500만위안(약 8억7,000만원)을 챙긴 사건과 관련해서다. 이 사이트는 동영상 업로더의 아이디에 숫자 ‘91’이 있어 ‘91웹사이트’로 통했고, 유료 회원들은 그를 신적인 존재라는 의미의 ‘다션(大神)’으로 불렀다.

영국 유학파로 상하이의 외국기업에 근무하던 왕씨는 공항ㆍ식당ㆍ술집 등에서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여성이 많다는 점을 악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하지만 겉보기엔 유능한 회사원이자 평범한 가장이었다. 음란물 촬영과 유통을 맡은 두 명의 공범 중에도 미국 유학파가 있었다. 왕씨는 2018년 1월 붙잡혀 같은 해 7월 징역 11년에 벌금 40만위안을 선고 받아 복역 중이다. 공범들은 각각 징역 6년과 3년에 처해졌다. 왕씨는 공안 조사 당시 “도덕적 문제이지 위법은 아니지 않느냐”고 항변해 공분을 샀다.

사실 중국에선 한국 내 n번방 사건이 이슈화할 때만 해도 뉴스를 소비하는 정도였다. 그러다 한국 국민들이 청와대 청원을 통해 n번방 회원들에 대한 처벌과 신상 공개를 관철시키는 방향으로 여론을 움직이자 2년 전 왕씨 일당의 처벌에만 주목하던 중국 네티즌들도 웨이보 등에 “왕씨의 범행에 사실상 동조한 회원들의 명단을 공개하라”고 촉구하기 시작했다.

사건 당시 중국 공안당국은 정확한 회원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91웹사이트 유료회원이 1만6,400명에 달한다는 추정이 나온 바 있다. 중국에는 청와대 청원과 같은 공론의 장이 없는 탓에 일부 네티즌은 “우리는 어디에 청원해야 정부를 움직일 수 있느냐”고 묻기도 한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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