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긴급조사 결과 발표… “피해사실 확인 안돼”
보안 메신저 프로그램 텔레그램에서 대화방(박사방)을 운영하며 여성 성 착취물을 제작ㆍ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조주빈(25)씨가 최근 2년 4개월간 장애인ㆍ아동양육시설 5곳에서 230여시간 동안 자원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인천시에 따르면 조씨는 2017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A재활원과 B보육원, C보육원, D장애인종합복지관, E장애인주간보호센터 등 5개 시설에서 231시간 동안 봉사활동을 했다.
시설별로 봉사활동 횟수와 시간을 보면 A재활원 11회 44시간, B보육원 6회 24시간, C보육원 4회 16시간, D장애인종합복지관 15회 63시간, E장애인주간보호센터 19회 84시간이다.
시는 A재활원 거주자 10명에 대한 피해사실 여부를 조사했으나 피해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 2018년과 지난해 보육원 2곳에서 퇴소한 아동 8명 중에서도 피해를 입은 사례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 측은 “5개 시설을 대상으로 조주빈의 아동 성학대 등 법 위반 사항에 대해 세밀한 사실 조사 후에 피해가 확인되면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할 방침”이라며 “다른 보육시설 등에서도 일제 점검을 벌여 아동인권 침해사항이 발견되면 법적으로 강력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군 전역 후인 2017년 10월 인천의 한 비정부기구(NGO) 자원봉사단체 회원으로 등록한 이후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이 단체에서 장애인지원팀장을 맡기도 했으며 최근까지도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11월에는 인천 한 보육원에서 열린 운동회에 결연봉사자 신분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조씨는 당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았다”라며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하다 군 전역 후 봉사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체는 조씨가 지난 19일 구속된 사실을 인지하고 지난 23일 인천 계양경찰서에 신고를 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체 관계자가 (n번방 피의자가) 회원 중에 있는 것 같다며 봉사활동을 했는데 피해자가 있을 수 있어 신고를 했다”라며 “서울경찰청 사이버성폭력수사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 그쪽으로 이첩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2018년 12월부터 이달까지 박사방을 운영하면서 피해자들을 유인해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이를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고액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에게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낸 뒤 이를 이용해 피해자를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사방 피해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숫자만 미성년자 16명을 포함해 74명에 이른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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