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단 없어 가족간 감염 대응 못 해
수원시민 해외서 입국시 차량 지원
자가격리 생활시설 추가로 늘릴 것
염태영 경기 수원시장이 ‘해외 입국자 명단을 실시간 공개해 달라’고 정부의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해외 감염 유입 사례가 잇따르는 등 사태의 심각성이 높아지는데도 명단 공개가 늦어지면서 지자체가 선제적 대응을 못해 지역사회 감염 확대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염 시장은 ‘해외에 다녀온 수원시민에게는 시에서 차량을 지원하겠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염 시장은 24일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해외 입국자 명단을 자치단체에 실시간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원시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현재까지 30명인데 이중 14명이 해외 방문이력이 있는 분과 그 가족들”이라며 “귀국 시점부터 지자체에 명단이 통보되면 자가 격리 등 관리대상에 포함시켜 지역사회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염 시장은 “우리 시에서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감염 경로는 철저하게 확인하고 있는데 지난 4일 이후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며 “하지만 해외 방문 이력이 있는 분이 늘어나면서 수원지역 확진자가 늘어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7일 프랑스에서 귀국한 20대 남성(수원 23번 확진자)이 20일 기침 등 증상을 보여 22일 검체 채취 후 23일 양성판정을 받았다. 다음날인 24일 오전 가족(수원 24·25·26번 확진자) 3명이 모두 확진자로 분류됐다.
염 시장은 “만약 이 남성이 17일 귀국시점을 알았다면 능동적, 선제적으로 막아 가족까지 감염되지는 않았을 것”며 “지방정부의 대응능력을 믿고 제발 명단을 실시간으로 공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또 수원시민이 해외를 다녀온 후 특별입국 절차 후 음성 판정을 받으면 시 차량을 동원, 집까지 바려다 주는 대책도 내놓았다.
염 시장은 “입국 전 당사자든 가족이든 상관 없이 사전에 신고만 하면 시가 직접 차량을 공항까지 갔다가 거주지까지 안전하게 데려오겠다”며 “이후 자가격리 후 능동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해외 감염자 증가 등에 대비해 현재 운영중인 자가격리 임시생활시설인 수원유스호스텔(수용인원 30명, 현재 18명 입소) 외에 수원시 서둔동에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을 자가격리 임시생활 시설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선거연수원은 인원이 많아질 경우 민간숙박시설도 마련할 방침이다.
시는 이밖에 △해외 입국자 중 수원시에 거주할 경우 전수조사 실시 △해외 입국시 자발적 자가격리 독려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염 시장은 “해외 입국자는 가족이나 지인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도록 협조해달라”며 “해외유입으로 인한 지역사회 감염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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