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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비례당 의원 꿔주기’ 속도전… 낯 뜨거운 꼼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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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비례당 의원 꿔주기’ 속도전… 낯 뜨거운 꼼수 경쟁

입력
2020.03.25 01:0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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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지도부, 불출마 의원 회동… 현역 7명 더불어시민당 파견 윤곽 

 미래한국당도 교섭단체 지위 목표 10여명 추가 확보… 상당수 거부 

이해찬(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불출마 의원들과 범여권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으로 이적하는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찬(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불출마 의원들과 범여권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으로 이적하는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의원 꿔주기’ 작업이 점입가경이다. 비례대표 투표용지 앞 순위를 받기 위해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에 현역 의원을 파견 보내는 작업에 열을 내면서다. 거대 양당이 대놓고 ‘정치적 꼼수 경쟁’을 벌인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윤호중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는 24일 여의도 당사에서 총선 불출마 의원들과 긴급 회동을 갖고 ‘더불어시민당으로 당적을 옮겨달라’는 취지로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동에는 원혜영ㆍ이훈ㆍ제윤경ㆍ심기준ㆍ정은혜ㆍ손금주ㆍ금태섭ㆍ신창현ㆍ이규희 등 9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원혜영ㆍ금태섭ㆍ손금주 의원을 제외한 6명은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전날 자발적 참여 의사를 밝힌 이종걸 의원까지 더하면 일단 현역 7명을 시민당에 파견하는 쪽으로 윤곽이 잡힌 셈이다. 이 경우 더불어시민당은 비례대표 투표용지에서 정의당(6석)을 제치고 민생당(21석)과 미래한국당(9석)에 이어 ‘기호 3번’을 확보할 수 있다.

당 지도부는 총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27일까지 다른 불출마 의원도 추가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파견 의원이 크게 늘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석현(6선) 의원은 일찌감치 “연합정당 기호를 위해 편법으로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내키지 않는다”고 밝혔고, 강창일(4선) 백재현(3선) 의원도 파견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민주당은 컷오프(공천배제) 됐거나 경선에서 탈락한 의원을 중심으로 파견 의사를 타진하고 있으나, 대다수가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24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워크숍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24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워크숍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한국당도 현역 추가 확보에 나섰다. 현재 미래한국당 현역 의원은 총 9명. 여기에 모(母)회사 격인 통합당으로부터 현역 10여명을 추가로 파견 받아 ‘교섭단체 지위(20명)’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김정훈 통합당 의원이 미래한국당에 합류했고, 김종석ㆍ문진국 의원 등 3~4명의 추가 이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정치자금법은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에 보조금 총액의 50%를 균등 배분한다.

다만 미래한국당이 계획대로 ‘20+α’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이날 “힘을 보태주실 의원이 10여명 정도 더 있다”고 했지만, 실제 원 대표가 접촉한 현역 의원 상당수가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확인된 사람만 홍일표ㆍ정종섭ㆍ송희경ㆍ최연혜 의원 등이 있다.

선거 전략 측면도 고려되고 있다. 미래한국당 관계자는 “민생당(21석)을 제치고 비례 선거에서 기호 1번을 받는 게 선거에서 유리할지, 아니면 통합당의 지역구 선거 기호 2번과의 동일성을 감안해 비례 선거에서도 2번을 유지하는 게 나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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