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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고 있을 바에야... 코로나19 가짜뉴스 걸러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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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고 있을 바에야... 코로나19 가짜뉴스 걸러내자”

입력
2020.03.25 04: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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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평판관리업체인 산타크루즈컴퍼니 직원들은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를 찾아내는 데 분주하다. 가짜 뉴스로 의심되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빅데이터 정보 기술이 왜곡된 정보를 리스트로 뽑아내는 방식이다. 출퇴근하는 직원과 재택근무자 등 직원 18명이 지난 10일부터 2주 동안 매일 오전과 오후 1시간씩 ‘과외 업무’를 처리하는 셈이다.

온라인평판관리회사는 기업이나 연예인들로부터 의뢰를 받아 온라인 공간에서 악의적 왜곡 정보를 삭제하는 게 원래 업무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신규 의뢰가 크게 줄면서 회사의 활력도 자연히 떨어졌다. 김호진(51)대표는 “직원들이 놀다가 퇴근하기보다는 코로나 사태에 도움이 될 만한 공익활동을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 시작했다”면서 과외 업무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정보 감염증’(인포데믹ㆍinfodemic) 확산 방지를 위한 공익활동으로 회사의 활력 또한 회복할 수 있었다.

산타크루즈컴퍼니가 이달 10일부터 18일까지 자체적으로 선별한 가짜뉴스 의심 사례는 2,663건. 가짜뉴스가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1,777건에 대해서는 해당 게시물이 올려진 관련 기업이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삭제를 요청한 상태다. 이 가운데 24일 현재까지 38건이 실제 삭제 조치됐다고 한다.

과외 업무로 온라인 공간을 청소한 대표적인 사례는 ‘구충제 복용이 코로나19를 억제하는 효과가 분명 있다’는 허위 정보.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가 운영하는 ‘SNU 팩트체크’ 사이트에서 이달 9일 ‘전혀 사실 아님’으로 밝힌 검증 결과를 참고, 삭제를 요청한 끝에 포털 카페에서 게시글을 없앴다. ‘비타민 C가 면역력을 높여 코로나를 퇴치한다’는 근거 없는 글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대 의대 졸업생 단체대화방에서 ‘소염제 등 비상약을 스스로 구비하고, 정부 방역과 보건정책을 믿지 말라’고 권고했다는 허위 게시물이나, ‘○○번 환자가 성형외과 의사’라는 등의 루머가 담긴 게시물도 삭제 대상으로 삼았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종식 뒤에도 정보 데이터 쓰레기는 계속 청소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온라인 공간을 오염시키는 가짜뉴스가 또 다른 감염병 사태의 원인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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