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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 “코로나 확산속도 둔화… 대유행 끝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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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 “코로나 확산속도 둔화… 대유행 끝 다가온다”

입력
2020.03.24 09:06
수정
2020.03.2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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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확진자 수 정확히 예측한 미국 레빗 교수 주장 ‘관심 집중’

2013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마이클 레빗 스탠퍼드대 교수. 스탠퍼드대 홈페이지 캡처
2013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마이클 레빗 스탠퍼드대 교수. 스탠퍼드대 홈페이지 캡처

2013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마이클 레빗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2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끝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세계 전역에서 확산세가 여전하지만, 그가 진원지인 중국의 확진자 추이를 비교적 정확히 예측했던 터라 이번 주장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날 미국 일간 로스엔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레빗 교수는 매일 50건 이상의 코로나19 감염 사례를 보고한 78개 나라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각국에서 감염자 증가 폭이 꺾였다고 판단했다. 그는 “신규 확진자 수보다 비율이 더 중요하다”면서 “감염 비율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대유행의 종식이 다가온다는 이른 신호”라고 강조했다.

레빗 교수는 한국과 이란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그는 “한국에서는 신규 확진자가 계속 나타나고 있지만 최근 몇 주 동안 그 비율이 감소하고 있으며 이란에서도 신규 확진자 사례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코로나19가 대유행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감염자 현황은 그런 시나리오를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의 확진자수 증가 추세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집계에 따르면 한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11일 242명 발생 이후 100명대에 머물렀다. 23일에는 76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100명을 밑도는 수치를 기록했다. 이란 역시 12일부터 22일까지 11일간 1,000명 수준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정체된 상태다. 레빗 교수는 양국의 이러한 추세를 두고 “코로나19가 반환점을 돌았다”고 평가했다.

레빗 교수의 예측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중국의 확진자 추이를 실제에 가깝게 예측했기 때문이다. 레빗 교수는 지난 2월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 인터뷰에서 “중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총 8만명으로 예상되며 3,250명이 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집계를 보면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는 8만1,171명이고 사망자는 3,277명이다. LAT는 “레빗 교수의 예측이 매우 정확하다는 점이 판명됐다”고 했다.

레빗 교수는 누적 확진자 수에만 집중하는 언론에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언론이 확진자 수 증가와 유명인들의 감염 사실에 초점을 맞춰 보도함으로써 불필요한 공황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공황을 통제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레빗 교수는 “새로운 바이러스에 면역성을 가진 개체군이 없고 백신도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규모 모임을 금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은 친구들과 술을 마시러 갈 시간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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