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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발 돈가뭄에 은행에 손 내민 대기업…3월 대기업 대출 1.8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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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발 돈가뭄에 은행에 손 내민 대기업…3월 대기업 대출 1.8조↑

입력
2020.03.24 07:15
수정
2020.03.2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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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세계 경기 침체 우려로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증시가 폭락한 2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세계 경기 침체 우려로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증시가 폭락한 2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로 회사채 등 직접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던 대기업들이 3월 들어 이례적으로 은행권에서 돈을 구하고 있다. 자금시장이 경색되자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한도대출에 실제 대출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NH농협은행의 대기업 대출 은행잔액은 지난 20일 현재 78조6,731억원이다. 지난달 말보다 1조7,819억원이 늘어난 금액이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늘어난 규모는 2월 한 달간 증가액(7,883억원)의 두 배를 넘고, 1월 한 달간 증가액(1조7,399억원)보다 많다.

1월을 제외한 다른 달에 5대 은행 대기업 대출이 1조7,000억원가량 늘어난 것은 최근 2년 이내 없었다. 통상 대기업은 회사채 등 직접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에, 대출 잔액이 일정한 수준에서 증감을 거듭하기 때문이다. 1월에 대출이 증가하는 이유는 연말 재무제표상 재무 건전성을 좋아 보이도록 하기 위해 대출을 줄였다가, 이듬해 초 다시 늘리는 관행 탓이다.

갑작스러운 대출 증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무관치 않다. 회사채마저 투자자에게 외면을 받으면서, 대기업의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만기되는 회사채 규모도 상당하다. 금융투자협회(금투협)에 따르면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6조5,495억원이다. 금투협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1년 이래 4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대기업은 차환 발행으로 회사채 만기를 연장할 수 없다면, 현금을 마련해 채권 보유자에게 돌려줘야 한다.

정부가 10조원 이상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하려 나선 이유도 이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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