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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반의반’] ‘무슨 이야기?’...물음표 부른 첫방, 정해인만 믿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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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반의반’] ‘무슨 이야기?’...물음표 부른 첫방, 정해인만 믿기엔

입력
2020.03.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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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의반'이 물음표를 남긴 채 첫 방송을 마쳤다. tvN 제공
'반의반'이 물음표를 남긴 채 첫 방송을 마쳤다. tvN 제공

‘반의반’이 물음표만 잔뜩 남긴 첫 방송을 마쳤다. 첫 방송은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였다.

23일 오후 첫 방송된 tvN ‘반의반’은 인공지능 프로그래머 하원과 클래식 녹음 엔지니어 서우가 만나 그리는 시작도, 성장도, 끝도 자유로운 짝사랑 이야기다.

‘반의반’은 두터운 팬 층과 탄탄한 연기력을 기반으로 매 작품 호평을 이끌어왔던 정해인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바, 많은 이들의 기대 속 막을 올린 이날 첫 방송에서는 주요 인물들의 관계들이 그려졌다.

하원(정해인)은 김훈(정해인)과 함께 새로운 인공지능 디바이스를 개발 중이었지만, 개인의 인격과 감정을 담은 인공지능 디바이스의 반응점을 찾지 못해 난항 중이었다. 그러던 중 하원은 어느 날 길을 지나다 클래식 음악 소리에 이끌려 들어간 건물에서 한서우(채수빈)을 처음 마주했다.

하원이 한서우와의 짧은 대화 후 녹음실을 나서려는 순간, 그가 개발 중이던 디바이스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하원은 다시 콧노래를 불렀지만 디바이스는 반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때 천둥 번개가 치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디바이스는 과거 하원의 첫사랑이었던 김지수와의 추억까지 완벽하게 기억해내며 하원에게 반응했다.

이후 하원은 자신을 삼촌이라 부르는 문순호(이하나)를 찾아가 첫사랑 김지수를 만나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만나자마자 싸대기를 때리겠다”는 문순호의 적극적인 반응에 하원은 “지수랑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며 한서우를 떠올렸고, 문순호에게 한서우를 소개시켰다.

하원의 계획 하에 문순호는 한서우가 운영 중이던 클래식 녹음실이 있는 건물의 관리인이 됐고, 하원의 계획을 모르는 한서우는 문순호와 가까워졌다. 한서우와 처음 만난 문순호는 다짜고짜 “그릇을 좀 사달라”며 그릇 판매자를 만나게 했다. 그가 만난 그릇 판매자는 하원의 첫사랑 김지수였다. 김지수의 정체도, 하원과 문순호의 의도도 몰랐지만 한서우는 김지수의 첫 인상에 끌렸고 ‘그를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기 시작했다. 또 하원은 클래식 녹음실의 새벽 사용자로 한서우와 안면을 트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하원은 문순호에게 ‘한서우에게 김지수의 음성을 녹음해오게 해 달라’는 부탁을 했고, 한서우는 결국 다시 그릇을 구매하겠다는 핑계로 김지수를 만난 뒤 자신의 녹음실에서 김지수의 목소리를 녹음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그릇을 배송 받을 주소를 알려주면서 한서우는 김지수로부터 하원의 존재에 대해 듣게 된다. 우울해 보이는 김지수를 도와주기 위해 한서우는 하원과 김지수의 만남을 주선했지만, 하원을 먼저 목격한 김지수는 자리에서 도망쳤고 한서우는 하원의 정체를 알게 됐다.

‘시작도 끝도 자유로운 짝사랑 이야기’라는 기획 의도답게 아름다운 영상미와 귀를 사로잡는 클래식 음악과 잔잔한 OST, 감각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첫 방송이었다. 정해인과 채수빈, 이하나 등을 중심으로 한 배우들의 연기 역시 기대만큼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모든 장점들을 무색하게 만드는 난해한 스토리 전개 방식 탓에 상당수 시청자들은 방송 이후 혼란을 토로했다.

실제로 ‘반의반’ 1회 방송 당시 주요 포털 사이트나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서는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지 못 하겠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먼저, ‘인공지능 디바이스’라는 생소한 기계를 스토리의 중심 소재로 활용하면서도 첫 방송에서 그 용도나 기능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제대로 전하지 않았다는 점이 첫 번째 문제였다. 계속해서 주인공 하원, 한서우와 이야기를 하는 디바이스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의 몰입도는 자연스럽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전반적으로 주요 인물들의 행동이 갖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점 역시 문제였다. “사진을 보관하든 음성을 간직하든 차이 없다”는 논리로 문순호를 통해 첫사랑의 음성 녹음을 꾀하는 주인공 하원의 행동을 첫 사랑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라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이견의 여지가 있어 보였다. 여기에 “나는 지수의 반의 반 만 있으면 돼”라는 디바이스의 의미심장한 말은 로맨틱한 대사라기보다는 스릴러물 속 대사 같은 느낌을 자아내며 그 의도에 대한 의문을 자아냈다.

또 단 몇 번 만난 문순호의 부탁에 타인의 음성을 녹음하러 나서는 한서우의 행동과, 그릇을 사고팔기 위해 첫 만남을 가진 한서우와 김지수가 두 번째 만남 만에 음성 녹음을 하러 녹음실을 찾는다는 설정 역시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전개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빠른 전개 대신 감각적인 연출과 감성적인 흐름으로 승부수를 던졌으나, 결과적으로 고구마 같은 전개 탓에 시청자들에게 어느 것 하나 명확하게 이해시키지 못한 채 주변만 맴돈 셈이다. ‘반의반’의 가장 큰 히든카드인 정해인의 힘만 믿기엔 큰 위기다. 작품이 첫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을 얼마나 흡수했을지 미지수인 가운데, 위기 탈출의 여부는 2회에서 이어나갈 이들의 ‘설득력 있는’ 전개에 달렸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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